고려아연 분쟁·MG손보 매각…M&A 성토장 된 국감

이번 주(10월21일~25일) 인수·합병(M&A) 업계의 시선은 국정감사가 진행된 국회로 모였다. M&A 주요 쟁점사항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다뤄지며 새로운 전선이 형성됐다. 특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MG손해보험 매각 특혜 의혹 등이 재조명됐다.

2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무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각각 김병환 금융위원장,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에게 M&A 현안에 대해 질의했다.

보건복지위원회 및 정무위원회 국감장에서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고려아연의 주주인 국민연금 또한 국감장에 소환돼 보유지분 처분 및 향후 의결권 행사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MBK파트너스 또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집중공세를 받았다.

국감장에서 나온 답변은 고려아연 연합과 MBK·영풍 양측이 팽팽한 여론전을 벌이는 도화선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이 국감에서 나온 MBK파트너스에 대한 의원들의 비판적인 발언을 모아 보도자료를 냈고, 이에 MBK파트너스 또한 해명자료를 내면서 공방전이 지속됐다.

주로 MBK파트너스의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한 경영상의 판단이 화두에 올랐고, 양측은 각각의 논리를 고수하며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자산매각·유동화 ▷인력 구조조정 ▷제품가격 인상 등에 대한 견해가 달라 다양한 의견이 오고갔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며 국민연금의 판단 또한 주목받았다. 다만 고려아연 지분 7.83%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은 고민할 요소가 많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18일 “장기적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MG손해보험에 대한 메리츠화재 특혜의혹 관련해서는 금융위원장, 예금보험공사, 기업은행, KDB산업은행 등이 나란히 출석해 소명했다.

예금보험공사 주도로 추진 중인 MG손해보험 매각 작업은 인수자를 결정하거나 최종 매듭을 짓지 못한 채 수개월째 공회전하고 있다. 여기에 특정 후보에 대한 편의 및 내정설이 불거지며 공정성이 훼손되고 인수전이 얼룩져 아쉽다는 지적 또한 함께 제기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김 금융위원장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하겠다”며 “국가 계약법에 따라 진행되고 있고, 여러 차례 공개매각도 했다”며 시장의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이번 국감장에서 매서운 질의와 날선 공방 등이 오고갔음에도 정작 쟁점사항은 해소되지 않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는 관전평이 나온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대해선 약탈적 자본이라는 인식이 여전하고, 인수 후보자의 자질은 충분한지 혹은 매각 절차가 적절했는지 여부에 대한 의구심도 사라지지 않는 분위기인 탓이다.

다만 주요 M&A 이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이를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도 상존한다. 특히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할 현안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소외된 이슈 점검이 가능했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노아름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