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4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한 가운데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준비에 나선다.
글로벌 시장의 침체와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침체기) 상황이 4분기 이후에도 계속되면서 주요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속에서도 근원적인 경쟁력 우위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매출액은 42조9283억원에 달했다. 자동차분야에서는 34조195억원, 금융 및 기타 부문에서는 8조9089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조5809억원, 경상이익 4조3697억원, 당기순이익 3조2059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북미 지역 보증 연장 조치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지만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호실적에 힘입어 매출액은 역대 3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도매 판매는 101만1808대(IFRS 연결 기준)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공장 하계 휴가 및 추석 연휴 물량 감소 여파,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완성차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주요 시장의 성장률 둔화와 환율하락·금리인하 등 시장 불확실성 증대와 중동·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4분기에도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부문별 대응책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실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밝힌 경쟁력 확보 방안은 ▷리스크 관리 역량 제고 ▷품질 확보 ▷원가 개선 ▷판매 효율화 ▷글로벌 역량 확대 ▷내부 혁신 ▷대내외 소통 강화 등 7가지다. 특히 글로벌 역량 강화와 관련 이달 초 램프업(대량생산 돌입 전 생산량을 끌어올리기)에 돌입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최근 인도증시에 상장한 현대차 인도법인(HMIL)이 그 중심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HMGMA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조지아주에 건설한 대규모 생산시설이다. 현대차의 주력 전기차인 아이오닉 5가 이곳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 3분기 북미 권역에서 전년 대비 9.3%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HMGMA가 완공될 경우 차량의 운송비용이 감소하고 현지생산 보조금이 지급되면서, 친환경 차량의 판매를 통한 수익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승조 현대자동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MGMA는 점진적으로 속도를 늘려나가며 가동 물량을 정상화해 나갈 것”이라며 “본격적인 가동이 되는 내년부터 인센티브를 모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판매 비용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HMIL에서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성공적인 상장으로 확보한 한화 약 4조5000억원(33억 달러) 상당의 현금을 제품 경쟁력 향상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재투자한다.
향후 현대차가 신흥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데 있어서 생산거점으로서 그 중심에 설 예정이며, 현지의 높은 차량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배터리 시스템 및 셀·구동계 등 전기차 주요 부품의 현지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전기차 충전소도 485개까지 확대한다.
또한 현대차는 체질개선을 위해 제조 분야에서 이미 구축을 완료한 ‘품질완결시스템(HIVIS/HIPIS)’을 기반으로 완벽한 품질을 구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나갈 계획이다. 판매 부문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중심으로 판매 볼륨을 견조하게 유지한다. 글로벌 기업인 GM·구글 웨이모 등과의 협업, 수소·자율주행 등 미래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파트너십 확대에도 나선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