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워싱턴D.C.)=양영경 기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불평등 해소의 근본적 해법은 성장”이라며 “성장 잠재력의 복원을 위해 국가별 여건에 맞는 구조개혁 방안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23일~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와 연계해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G20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오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총재와-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
최 부총리는 G20 재무트랙이 추진해 나가야 할 과제와 세계경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세션3’에서 불평등과 기후대응, 세계경제 분절화라는 세 가지 핵심 도전과제와 관련해 글로벌 위기 대응 역량을 제고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을 제안했다.
그는 “증세보다는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확보된 재원은 취약계층 지원과 미래대비 투자에 활용해 나가야 한다”면서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국가·산업·기업별 특수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접근을 바탕으로 각국의 기후행동 참여를 독려하고 민간의 녹색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G20에 세계경제의 분열과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해 글로벌 질서·규범을 복원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무역질서를 회복하는 한편 저소득국 채무 재조정 등 포괄적인 글로벌 부채 취약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세계 경제구조의 변화를 반영해 국제기구 고위직의 다양성·형평성을 제고하고, 수원국의 정책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국제금융 기구의 거버넌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G20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장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
최 부총리는 올해 G20 재무트랙의 주요 성과로 꼽히는 ‘다자개발은행(MDB) 개혁 로드맵’과 관련해 해당 주제를 담당하는 국제금융체제 실무회의의 공동의장국으로서 선도발언에 나섰다.
최 부총리는 “이번 로드맵을 통해 MDB의 역할이 저소득국 개발 지원을 넘어 기후 변화 등 글로벌 과제 해결로 확장됐고, 장기·안정적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면서 “MDB 간 협력을 통해 금융 접근성과 개발 효과를 높여 수원국에 대한 맞춤형 대응과 체계적 지원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봤다.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려면 차질 없는 이행과 주기적인 보고·모니터링 체계가 동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이번 회의 기간 중 주요국 재무장관과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만나 양자면담을 진행했다.
지난 23일 리카 푸라 핀란드 재무장관과의 면담에서는 인구 고령화 해법에 더해 인공지능(AI) 등 첨단분야와 황산니켈·황산코발트 등 핵심광물 공급망 관련 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또 이달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저소득·개발도상국 지원, 지역금융안전망(RFA) 강화 등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달 1일 새로 출범한 일본 내각의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장관과는 24일 처음 만났다. 양국은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지속적인 소통과 공동의 노력을 통해 협력관계를 한층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토 재무장관과의 면담에서 한미일 재무장관회의를 내년에 계속하자는 이야기도 나눴다”면서 “지난번 한미일 재무장관회의 같은 경우 외환시장 협력에 대한 논의도 했는데, 앞으로 잘해보자 정도(의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과의 만남에서는 주요 경제 협력 파트너로서 공급망과 기후변화 대응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다. 최 부총리는 한국의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를 소개하고, 한국 기업들의 핵심광물 프로젝트 참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최근 우리 외환·자본시장 개선 노력과 이에 따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성과를 언급, 상호 안정적인 투자관계도 구축하자고 언급했다.
최 부총리는 세르히 마르첸코 우크라이나 재무장관을 만나 우크라이나의 재건·개발 등과 관련된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양 장관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우크라이나 공여자 플랫폼(UDP) 등 각종 지원사업에서 협력하고 한국기업이 재건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