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한강 글 무더기 공개됐다가 돌연 삭제…왜?

소설가 한강이 20대 시절 EBS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한 모습. [EBS 교양 유튜브]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소설가 한강이 20대에 등단 이후 월간 교양지 '샘터'에 기고했던 글들이 홈페이지에 무료로 공개됐다가 일주일여 만에 돌연 중단됐다.

25일 출판사 샘터에 따르면 샘터는 한강 작가의 과거 연재 글 18편을 지난 17일부터 홈페이지에 무료로 공개했지만, 작가 측이 비공개를 요청하면서 글들을 모두 홈페이지에서 내렸다.

공개됐던 글은 '샘터' 1998년 11월호에 실린 '청동 하회탈'부터 2000년 8월호에 수록된 '내가 아는 한 사미스님'까지 총 18편으로, 작가가 미국 아이오와 대학이 주최하는 국제창작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 여행과 길에 관한 단상 등이 차분한 문장으로 담긴 에세이들이다.

1993년 대학 졸업 후 약 2년간 '샘터' 편집부 기자로 일했던 한강은 전업 작가로 데뷔한 20대 후반에도 샘터에 에세이를 기고하면서 인연을 이어갔다.

온라인 엠바고 18시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17일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하고있다. [공동취재단]

샘터 측은 당초 이날 오전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한강의 노벨상 수상을 기념해 "독자들이 초기 작품을 통해 한강 작가의 매력을 재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과거 연재글 공개 사실을 밝혔으나, 반나절도 안 돼 이를 철회하게 됐다.

한편 한강은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지난 17일 서울 시내에서 열린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해 잠시 소감을 밝힌 것을 제외하고는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노벨상 발표 다음날인 지난 11일 한강의 부친인 원로 소설가 한승원(85)씨는 딸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해 당사자의 기자회견은 없을 것이라면서 "(한강이) 날마다 주검이 실려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기자회견을 하냐더라"라는 말을 전한 바 있다.

한강은 실제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서 "저의 일상이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저는 믿고 바란다"면서 "저는 제가 쓰는 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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