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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진 기자] 홀로 사는 고령의 삼촌을 속여 수십억원을 뜯어낸 50대 조카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11부(이종길 부장판사)는 국채 사업 투자를 미끼로 삼촌을 꾀어 20여억원을 뜯어낸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기소된 A(54)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5월부터 2024년 1월 사이 “국채 사업에 투자해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고 삼촌 B씨를 속인 뒤, 490차례에 걸쳐 투자금 명목으로 21억292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용불량자인 A씨는 고령인 삼촌 B씨가 해외에 체류하는 자녀들과 떨어져 홀로 지내 범행에 취약하고, 집안 장손인 피고인을 의지하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부장검사 등 고위 공무원과 함께 국채 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처럼 삼촌을 속였다. 뜯어낸 돈은 사실혼 배우자를 위한 사치품 구매, 유흥비, 코인 투자금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살고 있던 집을 매각하는 등 평생 노력으로 일궈 놓은 재산을 처분하는 사정을 알고 있었음에도 죄책감 없이 수시로 범죄를 저질렀다”며 “피해자는 이번 사건으로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됐고 치매 증상이 발현되는 등 건강까지 나빠졌다. 범행 경위와 피해 정도 등을 볼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