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법, 김양래 전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정신적 피해 인정

광주지방법원

[헤럴드경제(광주)=김경민기자]광주고법이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하고, 진상 규명에도 헌신했던 유공자에 대한 국가의 정신적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27일 광주고법 제2민사부(김성주 고법판사)에 따르면 고(故) 김양래 전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유족 3명이 대한민국(국가)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가 3천700여만원을 김 상임이사 유족 3명에게 배상할 것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연행, 구금, 수형, 상이로 인한 장해등급에 따른 위자료 산정 기준과 적용에 관한 판단은 모두 정당하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에 의한 헌정질서 파괴범죄가 자행되는 과정에서 불법 체포 구금되고 가혹행위를 당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이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국가의 정신적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김 전 상임이사는 전남대 4학년 재학 중이던 1980년 5월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수배됐다가 그해 7월 체포돼 조사받았다.

조사과정에서 김 전 상임이사는 군인들에게 전신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했고, 군사재판에 회부돼 징역 1년을 선고받은 후 형 집행면제로 풀려나기까지 107일간 구금됐다.

김 전 상임이사는 해당 판결에 재심을 청구해 1998년 무죄판결을 받았다.

옥고를 치른 이후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간사를 맡은 그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암암리에 상영된 '광주 비디오'의 제작과 배포를 주도하며 5·18 진상을 알리는 데 일조했다.

5·18기념재단에서 상임이사로 재직한 2015∼2018년에는 전두환, 지만원 씨 등을 상대로 역사 왜곡에 대응하기도 했다.

김 전 상임이사는 지난해 9월 8일 향년 67세에 병환으로 별세해 국립 5·18민주묘지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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