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청소년 농구 시설인 앨런 호비츠 ‘식스 맨’ 센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 행사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자들이 열렬하게 반응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색 인종에 대한 몸 수색을 지지한 것을 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MZ세대의 유색인종 유권자들의 표심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여론 조사가 나왔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2040 전략 그룹(Strategy group)’이 해리스를 지지하는 민주당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중 하나인 ‘흑인 평등 연합(ABE)’과 이달 15일부터 19일까지 1493명의 흑인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흑인 남성들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비율은 59.3%로 집계됐다. 이는 이달 2~4월 설문조사 당시 49.3%로 집계된 것보다 1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젊은 유권층을 중심으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기 공약에서 경찰 활동인 ‘정지 신체 수색권(Stop and frisk)’을 지지한다고 명시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 모음집인 ‘어젠다 47(Agenda 47)’에는 경찰 활동인 정지 신체 수색권과 기존 총기법 엄격 집행, 불법 약물 단속, 범죄 외국인 체포 및 추방을 위한 이민세관집행국(ICE)과의 협력 등이 언급돼 있다.
이와 관련, ABE는 이번 설문조사에서 통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제가 흑인 유권자에 미치는 인식, ABE가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높이기 위한 광고를 내보낸 이후의 효과 등을 분석했다고 전했다.
전략 그룹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MZ세대 흑인 남성 유권자들의 지지는 다른 연령대의 흑인 유권자들에 비해 뒤쳐지고 있다”며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 마지막 주에 이러한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어젠다 47이 흑인 남성에게 어떻게 피해를 줄 수 있는지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흑인 평등 연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지 신체 수색권 시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낸 이후 응답자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유색인종에게 더 해로울 것으로 보고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해리스 부통령은 주요 지지층으로 꼽힌 흑인 유권자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이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막판 총력을 기울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달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 여론조사에 따르면, 흑인 남성들 사이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가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비교해서 1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블룸버그통신과 모닝 컨설트의 최신 여론조사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은 7개 경합주 흑인 남성 유권자들의 77% 지지를 얻은 반면 흑인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88%의 지지를 받았다.
이와 관련, 해리스 부통령은 27일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최대 도시인 필라델피아에서 흑인 교회, 이발소, 서점, 식당 등을 방문해 바닥 표심을 다지고 유세를 통해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했다. 특히 그는 유세 중 이번 대선에서 처음 투표하는 젊은 유권자들을 별도로 특정해 거론하면서 투표를 호소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하려면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 등과 같은 대도시에서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전통적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의 지지율을 이전 대선 수준까지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앨빈 틸러리 교수는 “그동안 해리스 캠페인이 MZ세대의 흑인 유권자들에게서 지지를 크게 얻지 못하고 있었다”며 “신체 수색권을 연방 정책으로 만드려는 트럼프의 계획을 부각함으로써 젊은 흑인 부동층을 해리스 쪽으로 이동시켜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