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영풍과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한 것과 관련해 고려아연이 “영풍이 국정감사에서 쏟아진 비판과 부정적 국민 여론에도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28일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내고 “영풍은 국정감사는 물론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우려와 지적이 쏟아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지만, 투기자본과 사회적 지탄을 받는 기업의 속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끝내 임시주주총회까지 소집하기에 이르렀다. 국민과 울산시민, 정치권을 가리지 않고 제기된 우려는 안중에 없는 모습”이라겨 이같이 밝혔다.
고려아연은 “영풍·MBK는 이번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무려 14명에 달하는 신규 이사를 추가로 선임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라며 “이사진을 무려 27명으로 늘리는 기형적인 이사회 구조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억지 명분을 만들어내더니, 이제는 기형적 이사회 구성을 내세우며 오직 경영권 탈취만을 목표로 하는 기업사냥꾼의 면모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회사의 앞날을 망칠 게 뻔한 MBK와 영풍의 적대적 M&A로부터 회사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의결권 확보 노력으로 임시주총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 것”이라며 “아울러 그간 고려아연과 긴밀하게 협력해 온 국내 글로벌 대기업들과 고려아연을 변함없이 지지해 준 주주들과 함께 경영 정상화에 힘을 쏟을 계획이며 기업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주주 가치 제고 노력 역시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의결권 지분 5.34%를 추가한 영풍과 MBK는 이날 고려아연 이사회를 상대로 상대로 신규 이사 선임의 건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을 결의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집행임원제도 도입과 사외이사진 확대 강화를 통해 고려아연의 기업 거버넌스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최대주주의 진심을 주주들이 공감하고 지지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 회장의 전횡과 경영의 난맥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고려아연 지배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라며 “소재산업은 물론, 법조, 금융, 기업 경영과 거버넌스, 안전관리 분야까지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모셔서 고려아연 이사회의 기능도 정상화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23일 마감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총주식의 11.26%인 233만1302주를 획득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로 9.85%의 지분(204만30주)을, 베인캐피털은 1.41% 지분(29만1272주)을 각각 확보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이번에 확보한 9.85%의 지분을 전부 소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