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에 이어 농협·수협·신협도 다주택자 대출 조이기에 합류한다.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2금융권 풍선효과’로 이달에만 상호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1조원 가까이 급증하면서, 다주택자 주담대와 집단대출(중도금·잔금대출 등)을 묶어두기로 한 것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이번 주 중 다주택자 주담대 제한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다주택자의 경우 지역구분 없이 주담대를 제한하는 방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대출에도 농협중앙회 차원의 심사를 강화하는 동시에 분양률에 따라 중도금 대출 한도를 조정하는 방안 등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협중앙회 또한 농협중앙회 규제 내용을 살펴보고 향후 대출이 증가할 경우 바로 시행할 수 있도록 대책을 미리 만들어둘 예정이다. 신협중앙회도 모기지신용보험(MCI) 대출 및 생활안정자금대출 한도 제한 등을 골자로 대출 제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업권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나 농협의 경우 대출 증가 추세가 커 금융당국이 선제적으로 대책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상호금융권도 은행에서 시행된 내용을 바탕으로 대출을 제한할 것”고 말했다.
지난 24일 새마을금고도 다주택자 주담대 제한 조치를 사전 예고한 바 있다. 수도권 지역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받는 주담대는 아예 중단하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최대한도도 1억원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또 한시적으로 신규 중도금 대출 전건을 새마을금고중앙회 차원에서 사전 심사하기로 했다.
이는 은행권에 막힌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양상이 나타나자 금융당국이 2금융권에 관리 강화를 주문하는 등 경고 메시지를 낸 데 따른 것이다. 이달 상호금융권 주담대 증가액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월에도 새마을금고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2000억원 증가하고, 보험사도 4000억원 늘어나면서 증가세가 확대됐다. 같은 기간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9조2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이 가계대출 관리를 타이트하게 하면서 (주담대 수요가) 금리 차이가 크지 않은 상호금융권으로 넘어오고 있다”며 “특히 잔금대출 등 집단대출 영역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또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추가 대책을 즉각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2금융권 개인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50%로 제한돼 있지만, 회사별 평균 DSR을 45%로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경우 차주 단위 DSR를 제한하는 것보다 한도를 유연하게 책정할 수 있어 실수요자 피해를 줄이고 가계대출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국은 설명한다. 문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