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피해 위성 사진. [인터넷 캡처]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아시아 서북부와 유럽 사이에 있는 내륙호 카스피해가 기후 위기로 말라가는 나머지, 2100년 전까지 해수면이 최대 30m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4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기후 위기로 카스피해가 돌이킬 수 없을 수준으로 증발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전 세계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지만, 카스피해의 해수면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독일 브레멘 대학교의 마티아스 프랑게 교수는 카스피해 해수면이 1990년대 중반부터 하락하고 있지만 2005년부터 속도가 빨라져 1.5m 정도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구 온난화로 증발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면서 2100년 전까지 최대 18m까지 카리브해의 해수면이 낮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지난 2021년 레딩 대학교의 고기후학 교수인 조이 싱가레이어가 발표한 연구에선 2100년까지 카스피해의 해수면은 최대 30m까지 증발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싱가레이어 교수는 이 같은 증발 현상으로 “향후 카자흐스탄에 맞닿은 카스피해는 완전히 증발할 것”이라고 했다.
카스피해와 맞닿아 있는 카자흐스탄, 이란, 아제르바이잔, 러시아, 투르크메니스탄 등 국가들은 어업, 농업, 관광, 식수 등을 카스피해에서 의존하고 있다. 카스피해는 또 중앙아시아의 건조 지역의 기후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카스피해를 중심으로 과도한 댐이 건설되면서 증발 속도가 빨라지고 강우량도 불규칙해지는 등 이상 기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테헤란 대학교의 중앙아시아 및 백인 연구 전문가인 발리 칼레지에 따르면 러시아는 40개의 댐을 건설했으며, 18개의 댐을 추가로 개발해 카스피해로 유입되는 물의 흐름을 줄였다.
칼리지는 카자흐스탄의 항구 도시인 악타우에 선박이 정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시에 어획량도 줄어들어 피해가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카스피해가 증발하면서 지정학적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싱가레이어 교수는 “자원이 감소하면서 카스피해의 주변 국가들이 더 많은 물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등 지정학적 갈등도 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스피해에 서식하는 동물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 멸종 위기종인 카스피해 물범과 캐비어 등 야생동물들이 점차 서식지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 수생생물생태연구소의 연구원인 아셀 바이무카노바는 “항공 조사 결과 물범 개체 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