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서부 시보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원자력 발전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이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대승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를 통해 원자력 발전에 대한 세간의 시선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동시에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방법으로 원자력 발전이 필요해졌다”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세였던 탈원전의 흐름이 뒤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티 비롤 국제 에너지 기구(IEA) 총장이 “세계가 당면한 기후, 에너지 안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원자력이라는 에너지원을 배제할 여유가 없다”고 밝힌 내용을 이유로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2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원자력을 탄소 중립 달성의 필수 요소로 인정한 바 있다.
이미 인도, 베트남 등 신흥국들이 원자력 발전소의 도입을 진행 및 검토 중인 가운데, 강 연구원은 원자력 발전량 1위인 미국도 추가 원자력 발전 역량 확보가 필요해졌다고 봤다. 그는 관련해서 내외부적인 이유를 제시했다.
강 연구원은 먼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으로 미국의 전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데이터 센터 가동을 위해 탄소 배출이 적은 추가 발전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내부적인 이유를 제시했다.
이어 외부적 이유는 “러시아, 중국의 에너지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며 “러시아는 100% 건설 자금 지원 및 운영 지원 등 공격적인 원자력 발전 수출 전략을 통해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강 연구원은 그러면서 미국의 원자력 발전 전략 세 가지를 설명했다.
첫 번째 전략은 기존 원자력 발전 시설의 활용이다. 강 연구원은 “미국은 대형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가동 중인 원자력 발전소의 수명을 늘리고 경제적인 이유로 조기 폐쇄된 폐원전을 재가동하면 빠른 시일 내에 효율적으로 원자력 발전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두 번째 전략은 소형 모듈 원자로(SMR)를 적극 지원하는 것이다. 강 연구원에 따르면 건설 시간, 비용 등이 적게 걸리는 SMR을 통해 미국은 추가 발전 용량을 확보하는 한편 수출 확대도 동시에 노리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 전략은 연료에 대한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국 내 우라늄 연료 공급망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지금의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을 하나의 단기적 테마가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원자력 발전 산업 성장의 중심에 과거 원자력 발전 산업을 이끌었던 미국이 재차 리더의 자리를 노리고자 할 것이기에 그들의 전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