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앞줄 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앞줄 왼쪽)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왜 AI와 반도체를 함께 이야기 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후 의원회관을 나서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이 ‘전제 없는’ 특별감찰관 추천 관련 의견수렴을 위한 의원총회를 개최한다. ‘투톱’인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표결로 갈 가능성이 큰데 친한(한동훈)계에서 “표결로 가도 한 대표는 손해 볼 것은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세가 약한 한 대표지만, 윤석열 정부의 낮은 지지율과 국민여론에 따라 본인의 주장대로 흘러갈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29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한 대표는 최근 측근들에게 ‘의원총회 표결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친윤(윤석열)계는 구심점이 사라졌고 윤 대통령의 당내 장악력은 점차 약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담겼다는 설명이다.
친한계 의원은 전날 본지와 통화에서 “한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본인 생각이 막힐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감은 여전하다”며 “(의원총회의) 시간이나 행사 절차는 원내대표의 영역이지만, 안건을 제안하고 추진하는 것은 당대표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친한계 의원도 통화에서 “한 대표는 본인의 주장을 굽힐 생각이 없다. 이제 와 말을 바꿀 수 없다고 했다”며 “특별감찰관 제도는 2014년에 시작돼 법에 정해져 있는 사안이고 문재인 정부는 법률을 위반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가지고 이렇게 당이 쪼개지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복수 친한계 관계자는 한 대표가 최근 중진의원들에게 연락해 특별감찰관을 주장한 취지를 설명하는 등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고 했다. 중진연석회의를 공개적으로 개최하는 것은 자칫 계파 갈등을 전면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도부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말하기에는 민감한 시기라 티를 내지 않는 식으로 접촉 중”이라며 “특별감찰관은 당을 분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친한계는 세를 확장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명분과 여론으로 밀고 가는 것”이라고 했다.
친한계 일부 의원은 지난주부터 추 원내대표 설득에 나섰다. 추 원내대표에게 ‘한 대표와 오해가 있으면 풀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일대일 면담을 하는 것은 어떻겠냐’는 말을 건넸으나 확답은 얻지 못했다고 한다. 추 원내대표는 특별감찰관 임명 자체는 반대하지는 않지만 ‘전제 없는’ 특별감찰관 임명은 어렵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는 전언이다. 해당 의원은 “특검 정국에 휘말릴 수 있는 우려를 전달했다”며 “원내전략상 국민의힘이 왜 북한인권재단과 특별감찰관을 엮게 됐는지 맥락을 알아야 한다고 하더라”고 했다. 다만 한 대표가 추 원내대표에게 직접 연락을 취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지도부는 표결 여부까지 의원총회 현장에서 결정하는 방안까지 고심 중이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친한계 11명 가량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열자는 것 아니냐. 그 분들의 생각을 우선적으로 들어보고 반대되는 의견의 입장도 들어본 뒤 팽팽하다 싶으면 표결에 부치고 아니면 의견 수렴 정도로 끝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한편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에서 김건희 여사의 활동중단을 고려한다는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에서 어떤 형태든지 판단이 서면 말씀이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 의원총회 구체적 일시에 대해서도 “제가 말씀드린 것은 국정감사를 다 마치고 의원총회를 소집하겠다, 개최하겠다는 것”이라며 “아직은 그 외에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했다. 앞서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YTN라디오에서 “(제2)부속실, 그리고 전반적으로는 사회복지 봉사활동 이외의 활동은 자제한다든지 고민을 (대통령실이)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며 “사과 부분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