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노비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 참여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도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완전히 폐기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공화당 우세 지역도 IRA에 기반한 투자가 늘어나는 등 수혜를 입고 있어서다.
2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 강세 지역이 IRA에 기반한 수혜를 더 받았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지난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지역구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곳들보다 클린 에너지와 제조업 투자 지원금이 3배나 더 많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지난 8월 공화당 하원의원 18명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IRA의 에너지 세액공제를 유지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군과 후원자 최소 7명이 IRA 세액공제의 혜택을 보는 기업들에 수억달러 상당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한번 시행된 법을 철회하는 것도 녹록치 않다.
악시오스는 IRA에 대한 미국 재계와 공화당 내 반응이 긍정적이라면서 청정에너지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전기차 등에 제공되는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을 없애려면 의회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행정부 차원에선 재무부가 담당하는 IRA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시행 규칙과 규정을 바꾸려고 할 수 있지만, 그럴 경우 이에 저항하는 법정 다툼이 장기간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든 규정을 바꾸려는 시도 자체가 추가 예산 집행을 늦추고, 세액 공제와 관련된 사업 계획을 세우려는 기업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IRA에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비하는 사업을 보조금과 대출 형태로 지원하는 내용이 있다. 이 같은 자금의 경우 이미 지급 계약이 체결된 나머지 행정부가 의회가 책정한 예산을 집행하지 않는 것은 불법이다. 의회는 1974년 지출유예통제법(ICA) 제정해 대통령이 일정 기간 예산 집행을 보류하거나 의회에 불용 처리를 요청할 수 있지만 해당 정책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예산을 집행하지 않는 것은 금지했다.
기업들 역시 이미 IRA에 적응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IRA를 폐지하려고 할 경우 첫 임기 때 건강보험개혁법(ACA·일명 오바마케어법)을 폐지하려고 했을 때와 비슷한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닐 브래들리 미국상공회의소 최고정책책임자는 “IRA 전체의 완전한 폐지는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면서 “IRA의 조항을 개별적으로 들여다보고 도끼보다는 메스로 다루는데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