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아메리카팩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재집권 시 미 연방정부의 예산을 최소 2조달러(약 2771조4000억원)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실현이 어려운 목표라는 지적이 나온다.
머스크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원 유세에서 함께 무대에 오른 억만장자 사업가 하워드 러트닉의 질문을 받고 이렇게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러트닉은 머스크에게 조 바이든 정부의 기존 예산에서 “얼마나 찢어버릴 수 있는지” 물었고, 머스크는 “적어도 2조달러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이어 “모든 정부 지출은 세금”이라며 “여러분의 돈이 낭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가 그것을 바로잡을 것”이라며 “우리는 정부가 여러분의 주머니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하면 연방정부의 재정에 대한 과감한 개혁 권고안을 제시하는 정부효율위원회(government efficiency commission)를 만들고, 이를 머스크에게 맡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를 지원하는 선거운동에 직접 뛰어든 뒤 이를 정부효율부(DOGE)로 지칭하며 그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머스크의 예산 삭감 발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례 없는 수준의 긴축이 필요한 높은 목표”라며 실현이 어렵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머스크가 정부 예산 삭감 목표치로 제시한 2조달러는 기존 미 연방정부 지출액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연방정부는 2024년회계연도에 6조7500억달러를 지출했다.
이 중 5조3000억달러 이상은 사회보장, 의료, 국방, 재향군인 복지와 부채에 대한 이자 등에 사용됐다. 이들 예산과 혜택을 대폭 삭감하지 않고는 달성이 불가능한 목표인 것이다.
블룸버그는 “테슬라, 스페이스X 등 머스크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들도 연방정부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있으며 전기차 세금 공제, 인프라 투자 등 정부 지출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에도 연방 예산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확대해 재정 적자를 증가시킨 바 있다.
머스크는 이번 선거 운동 기간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들의 정치 후원금으로 최소 1억3200만달러(약 1830억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