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온라인 소비 2배 늘자 물가 2.4%p↓…도소매·숙박업 고용 2.7만명↓”

29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라이더 최저임금 보장 요구 라이더 행진 집회에서 배달플랫폼노동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온라인 소비 증가가 물가를 약 2.4%포인트(p) 낮추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도소매와 숙박·음식점업 고용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 반면 운수·창고업 고용은 증가하는 등 각 업종별 고용에는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통 업종의 디지털 전환 지원과 택배·물류 부문의 성장과 함께 특수고용직 등 기존의 취업 형태와 성격이 다른 근로자들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9일 KDI는 ‘온라인 소비 확대가 물가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를 통해 최근 급성장한 온라인 소비가 물가 안정에는 긍정적이지만, 일부 오프라인 업종의 고용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소비 14%→27%…물가 2.4%p 낮춰
[KDI 제공]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소비 비중이 2017년 14%에서 2024년 27%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되면서 같은 기간 상품 물가를 약 2.4%p 낮추는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과 온·오프라인 병행업체들이 물류 효율성 제고와 인건비 절감을 통해 오프라인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상품을 제공할 수 있었던 점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KDI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크게 늘며 물가 상승세가 일부 억제된 것도 온라인 소비 확산에 따른 가격 경쟁의 결과로 뵀다. 또, 의복·화장품·전자기기 등 온라인 거래가 활발한 온라인 소비 비중이 높은 상품군에서는 가격 인하 압력이 두드러졌다. 이는 전반적인 소비자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매·숙박업 고용은 2.7만명↓, 운수·창고업은 1.7만명↑
[KDI 제공]

온라인 소비 증가의 고용에 대한 영향은 업종별로 차이가 컸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온라인 소비 비중 1%p 증가 시 최대 2만7000명의 고용 감소가 발생했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함에 따라 대면서비스업 고용이 크게 위축된 것이다. 반면 운수·창고업에서는 전자상거래 확산과 함께 택배·물류 수요가 증가하면서 1만7000명의 고용 증가가 나타났다. KDI는 이런 고용 변화가 산업 구조의 변화를 반영하며, 전통적 오프라인 소비 중심의 업종과 온라인 소비 기반 업종 간 고용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적 대응 방안…업종 간 이동 및 재교육 지원 필요

KDI는 온라인 소비 확대가 고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업종별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통적 도소매업 종사자들이 온라인 시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재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고용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택배·물류업과 같은 특수고용직의 증가에 따라, 이들 근로자에 대한 안정적인 사회 안전망 구축도 중요한 과제로 언급됐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김지연 KDI 연구위원은 “전자상거래 기술 발전과 온라인 소비 확대로 인한 경쟁 촉진의 결과 발생하고 있는 물가안정 효과가 관련 산업의 독과점화로 저해되지 않도록 시장 여건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며 “노동시장에서는 업종 간 고용조정을 촉발하고 있어 이에 대응한 경제·사회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