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오전 10시부터 긴급이사회…“적대적 M&A 방어 안건 논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고려아연이 30일 오전 10시부터 긴급 이사회를 갖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최근 완료된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한 결과 보고와 함께 영풍과 MBK 측이 요구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청에 대한 보고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적대적M&A 방어수단’ 관련 안건들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들에게 구체적인 의안 없이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안건’이라고 설명하며 이사회를 소집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 제기된 자사주의 우리사주조합 처분 내용에 대해 고려아연 측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5월 자기주식 취득 신탁 계약을 맺고 자사주 28만9703주(약 1.4%)를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해당 주식의 신탁 기간은 내달 8일 종료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이사회의 주된 논의내용이 향후 영풍·MBK 측과의 표대결을 준비하기 위한 절차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려아연 측에서는 표대결을 위해 현재 약 4%안팎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과 약 9% 수준의 지분을 보유한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대한 설득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MBK가 보유한 펀드의 자본 상당수가 중국자본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 알려진 바 있다. 온산제련소를 통해 성장한 울산지역 여론도 고려아연 측에 우호적인 모습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이 자사주 1.4%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기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내용이 현실화 할 경우 최 회장과 영풍·MBK의 지분격차는 1%대까지 좁혀진다. 현재 최 회장 측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지분 34.05%에 베인캐피탈의 공개매수 인수 지분 1.41%를 더해 총 35.4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자사주 1.4%의 의결권이 부활할 경우 총 36.86%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앞서 영풍·MBK 공개매수 등을 통해 확보한 지분 38.4%에 1.5%포인트 부족한 수치다.

이와 관련 MBK 측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주식을 우리사주조합에 넘길 경우 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고려아연 측은 법에 정해진 우리사주조합법에 따를 경우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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