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의회 난입’ 트럼프 ‘이민’…막판 지지세 결집 키워드는

1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AP]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가 6일 남은 가운데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불복 선언에 따른 의사당 습격을 집중 거론하고 있고, 트럼프는 이민자 문제를 거듭 강조했다. 상대방의 가장 약한 부분에 한 방을 먹인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두 후보는 유세 종료 전까지 선거 최대 격전지인 경합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은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일립스에서 ‘최후 변론’ 연설을 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 비판에 집중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선거는 단순히 두 정당과 두 후보 사이의 선택이 아닌 그 이상”이라며 “미국인을 위한 자유에 뿌리를 둔 국가를 선택할 지 아니면 혼란과 분열의 국가를 선택할 지에 대한 문제”라고 평가했다.

유세 장소인 일립스 공원은 2021년 1·6 의회 난입 사건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패배 불복 연설을 한 장소다.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미 의회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당선 승인을 막기 위해 의사당을 점거 시도하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해리스 선거 캠프의 전략적 장소 선택인 셈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트럼프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서 국민의 뜻을 뒤집기 위해 무장 폭도들을 미국 국회의사당에 보냈다”며 “트럼프는 미국 국민을 분열시키고 서로를 두려워하게 만들기 위해 몇 년 동안 노력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같은 날 플로리다에서 유세를 이어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유세 현장에서 불법 체류자들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12세 소녀 어머니의 호소를 담은 영상을 틀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바이든 정부의 ‘국경 담당 차르’라고 재차 강조한 뒤 “미국 국경에 대한 카멀라의 잔인하고 비도덕적인 행동은 대선 출마 결격 사유”라면서 해리스가 대통령직에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에서 인플레이션과 경제를 얘기하지만, 나는 국경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나의 행정부는 범죄 조직과 마약 카르텔의 자산을 압류해서 이민자 범죄의 피해자를 돕기 위한 기금을 조성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문제에 집중한 덕분에 2016년 당선됐다고 생각한다”며 “보좌관들에게 이민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고, 관련 콘텐츠를 추가하도록 촉구했다”고 전했다.

두 후보는 남은 유세 기간 대선 승부처인 경합주 유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날 플로리다 유세를 끝낸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 드렉셀로 이동해 ‘미국의 미래 만들기’ 행사에 참석한다. 다음날에는 펜실베이니아에 이어 또 다른 격전지로 꼽히고 있는 네바다 주로 향한다. 러스트벨트(쇠락한 제조업 지대) 중 한 곳인 네바다 주는 전통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나 최근 지지율에서 해리스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이루고 있다.

해리스 역시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경합주를 순차적으로 방문한다. 30일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을, 31일에는 애리조나와 네바다를 찾을 예정이다.

이날까지도 두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 접점을 이루는 등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실시해 이날 공개한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4%의 지지율을 얻어 43%의 지지율을 기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1%포인트 앞섰다. 28일 기준 NYT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는 48.1%로 46.6%인 트럼프보다 1.4%포인트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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