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인디브랜드의 키다리 ‘한국콜마’

1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4 서울뷰티위크’에서 외국인 방문객이 한국콜마 부스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한국콜마 제공]

한국 화장품이 미국 내 수입 화장품 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K-뷰티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중소·인디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지는데 여기에는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갖춘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한국콜마의 역할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30일 미국무역위원회(USITC)의 데이터웹(Dataweb)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1~7월 미국 내 수입 화장품 점유율에서 21.1%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점유율 17.6%를 기록한 프랑스, 3위는 13.4%의 캐나다였다.

한국이 세계 화장품 수출 1위인 프랑스를 앞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2022년 3위에서 지난해 2위로 한 계단 오르며 프랑스를 추격하다 올해 1위로 올라섰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화장품 수출의 주역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4년도 상반기 및 2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1∼6월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30.8% 증가한 33억1000만달러로 상반기 최고 수출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화장품 전체 수출액(48억1000만달러)의 68.8%로, 해외로 수출된 화장품 10개 중 7개가 인디브랜드 제품인 셈이다.

기존에는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이 중국 시장에서 K-뷰티를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인디브랜드가 여러 국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소품종 대량 생산만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다품종 소량 생산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수많은 인디브랜드가 탄생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한국 화장품 수출 기업 수는 2021년 8013개에서 8655개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콜마와 같은 세계적인 ODM 기업이 중소 인디브랜드에 부족한 기술력과 제조시설 등을 뒷받침하며 동반 성장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콜마는 자체 브랜드는 만들지 않지만 기술력과 생산력을 바탕으로 주문자들의 주문을 받아 위탁생산을 맡는 일종의 파운드리 업체다.

1990년 설립된 한국콜마와 여러 기업들이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하는 동안에도 ODM만을 고집해왔다.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경영 철학은 한국콜마가 꾸준히 지켜온 원칙이다. 한국콜마는 장기적으로 고객사와 신뢰가 깨질 것을 우려해 자체 브랜드를 만들지 않는다.

한국콜마는 업계 최고 수준의 수율(생산품 중 정상품 비율)을 자랑한다. 한국콜마는 국내 최초로 의약품에 적용되던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을 화장품에 도입하는 등 한국 화장품의 품질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콜마 세종공장은 2011년 국내 최초로 우수화장품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시설로 지정되기도 했다.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는 한국콜마의 원동력이다. 한국콜마는 매년 매출의 7%를 R&D에 투입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직원의 30%는 연구직으로 뽑는다는 원칙도 고수하고 있다. 한국콜마의 R&D 융합연구소인 종합기술원에는 6개 연구소와 2개의 연구센터, 1개의 실에 소속된 연구원 600여명이 상주하고 있다. 그 결과 콜마그룹의 누적 특허건수는 8월 기준 출원 1108건, 등록 661건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앞으로도 깊은 신뢰와 협업을 바탕으로 인디브랜드와 함께 동반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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