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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 극복을 위해 한국거래소가 밸류업 지수를 공개한 지 한달이 지났다. 이런 가운데 이 지수 편입에 기대 집중됐다 고배를 마신 종목들이 전향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으면서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종목 발표 당시 이름을 올리지 못해 금융투자업계에서 의외의 결과란 평가를 받았던 금융(KB금융, 하나금융지주)·통신(SK텔레콤, KT) 관련주의 최근 한 달간 주가는 대체로 양호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0일까지의 주가 추이를 보면 KB금융은 12.05%, 하나금융지주 3.13%씩 올랐다. 특히 지난 25, KB금융은 실적 발표와 함께 주가가 장중 10만39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하기도 했다. 통신주의 상승률도 높다. KT는 10.05% 상승했으며 LG유플러스 1.11% 상승에 이어 SK텔레콤도 0.53% 올랐다. 반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 자체 주가 등락률은 -1.50%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100개 종목 중 65개가 최근 한 달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보인 것이다.
이처럼 예상과 달리 밸류업 지수에서 탈락한 종목들이 되레 더 나은 수익률을 보이자 일각에선 연내 있을 리밸런싱(구성 종목 조정)때 편입될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영증권은 ‘밸류업 지수, 우리가 만든다면?’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KT의 편입 가능성을 높게 봤으며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 변경 때 이미 포함된 신한, 우리를 비롯해 4대 금융지주 모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금융·통신주, 新 주주환원 정책에 주가 상승 전망=최근 금융·통신주는 실적 발표와 함께 본격적인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에 증권가는 주가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선 KB금융은 지난 24일 ‘매년 주주환원 규모를 결정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연말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3%를 초과하는 부분을 다음 연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상반기 말 기준 CET1이 13.5%를 넘으면 초과분을 추가로 주주들에게 환원한다는 내용이다. CET1은 금융사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기도 하다.
지난 29일 하나금융도 높은 실적 발표와 함께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주주환원율 50%를 오는 2027년까지 달성하고 CET1을 13.0∼13.5%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내년부터 분기 균등 배당을 진행해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4일 통신 3사 중 최초로 기업가치제고계획 공시를 발표하며 ▷자본효율성 ▷주주환원 ▷AI 비전 2030 등을 3대 핵심 목표로 강조했다. 특히 주주환원 재원 기준 범위를 더욱 확대했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연결 조정 기준 당기순이익 50% 이상을 주주환원한다며 최소한도를 높이 잡은 한편, 주주환원 재원 범위의 상한선을 폐지해 성장 성과를 주주들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KT는 다음 달 5일 자율공시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KT는 현재 자회사 KTOSP와 KTP&M(가칭)을 설립해, 망 유지보수·개통 관련 업무조직을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최대 5700여 명의 직원을 자회사로 전환 배치하거나 특별 희망퇴직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의로 KT 인건비 감소 효과를 연간 3000억~5000억원이라고 추정했을 때 2025년 예상 총 주주환원수익률은 최소 6.2%, 특별 주주환원 시 8% 중후반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수익 개선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밸류업 ETF·ET’ 내달 4일 출시=한편 한국거래소는 코리아밸류업지수 선물을 상장과 함께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4일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밸류업지수에 대한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현재, 초기 자금 투자 규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수 ETF 상장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높은 편인데 수익 기관의 참여가 동반되지 않은, 거래소 자체적 추진사항으로 본다면 국내 운용 현실에서 기대치는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