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예술과 접목 ‘연구현장’ 일반에 공개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 김리하, ‘팔리드 생명체’, 2024, 다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11분 11초.[IBS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과학과 예술이 만나 빚어낸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오는 1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대전 도룡동 IBS 과학문화센터 1층 전시관에서 ‘제7회 IBS Art in Science’ 전시를 개최한다.

12월 11일부터 19일(목)까지는 서울 종로구 중학동 아트코리아랩에서 Art in Science 서울 전시를 개최한다.

IBS의 간판 과학문화 행사인 Art in Science는 과학자들이 연구 과정에서 포착한 경이로운 순간과 경험을 대중과 공유하자는 목표에서 2015년 시작됐으며, 이번이 7번째 전시다.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특별히 추계예술대와 공동으로 주최한다.

전시 제목 ‘우주에서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시인,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마욜린 판 헤임스트라의 책 제목에서 가져온 것으로, 헤임스트라가 책에서 강조한 ‘조망 효과(overview effect)’에 주목한다. 조망 효과는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탐험하고 온 우주인들에게 보이는 큰 심리적 변화를 말한다. 우주에서 멀리 떨어진 지구를 조망하면서 자연관생명관윤리관 등 가치관과 인식의 변화를 겪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같은 사실이라도 보는 관점과 대상, 주체 간 위상에 따라 의미와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15명(팀)의 작가는 예술가의 관점에서 과학적 사실에 접근하고 수용한 저마다의 조망 효과를 작품으로 승화했다. 작가들은 IBS의 지하실험실인 ‘예미랩’, 기후물리 연구단,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등 과학자들의 연구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연구자와 소통하며 저마다의 조망 효과를 경험했다. 서로 다른 속도로 흐르는 작가 각각의 조망 효과를 관람할 수 있는 것이 이번 전시의 묘미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 ‘손엮어풀얽힌갯바위’.[IBS 제공]

전시는 예술과 과학 각 분야의 세계가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되는 현상을 은유하는 세 개의 대주제(리서치, 키네틱, 디지털)와 여섯 개의 소주제(아카이브, 공동의 방식, 서사의 흔적, 경계의 초월, 무리 짓기, 안과 밖의 조우)로 구성된다. 또한 전시 입구에 설치된 아카이브는 IBS 연구단 랩투어, 연구자-예술가 간의 소통 등 현장 모습이 담긴 사진이 전시되어 과학과 예술의 교차점을 모색한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했다.

노도영 IBS 원장은 “기존 Art in Science 전시는 과학자들의 시선에서 본 과학의 아름다움을 공유하는 자리였다면, 이번 전시는 다른 영역의 시선에서 바라본 과학의 가치와 철학을 대중과 나눈다”며 “전시관을 방문한 관객들이 과학과 예술의 세계를 맘껏 넘나들며 감상하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IBS Art in Science 전시는 IBS 과학문화센터 전시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월요일~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한편 IBS와 추계예술대는 ‘IBS x CUfA 과학·미술 융합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이어간다. 교육 프로그램에 사전 선발된 학생들은 11월 한달 간 매주 토요일 IBS 과학문화센터에 모여 예술적 표현으로 과학 지식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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