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열(왼쪽부터)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다마쓰카 겐이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롯데면세점 모델 라이즈가 롯데면세점 일본 동경긴자점 리뉴얼 오픈을 기념한 리본 커팅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롯데면세점이 일본에서 신성장 동력을 키우고 있다.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서비스를 중단했던 일문 사이트 운영도 최근 재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시장의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고객층 확대 창구를 넓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전날부터 일문 사이트를 다시 운영한다. 지난 7월 15일 서비스를 중단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당시 엔저(엔화 가치 하락) 장기화로 관련 매출이 떨어지자, 롯데면세점은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다. 일문 사이트 매출 비중은 전체 온라인 매출의 1% 수준이었다.
이번 일문 사이트 재개는 전사적으로 일본 시장에 힘을 주고 있는 롯데면세점의 전략에 따른 것이다. 최근 일본 동경긴자점을 8년 만에 전면 재개장한 것도 마찬가지다. 8층을 캐릭터와 패션, 잡화 등 사후면세점 공간으로, 9층을 화장품·향수와 주류 카테고리에 특화한 사전면세점으로 꾸미기도 했다.
지난 16일 ‘그랜드 리뉴얼 오프닝’ 행사에는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와 다마쓰카 겐이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아이돌 그룹 라이즈(RIIZE) 등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도 참석해 현지 사업에 힘을 실었다.
김주남 대표는 이날 “8년 만에 재단장한 도쿄긴자점은 일본 현지인과 외국인 관광객을 모두 만족할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재도약할 것”이라며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동력을 확보해 지속가능한 플랫폼으로 나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이 탑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 |
일본 사업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중국 시장의 부진이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은 8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7% 늘었다. 반면 매출액은 9215억원으로 14.7% 감소했다. 외국인 이용객의 1인당 매출액은 169만원에서 108만원으로 약 36.1%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경기 부진에 역대급 엔저로 중국인 면세 소비 수요를 일본이 흡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면세점은 일본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 결과, 롯데면세점의 올해 1~3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약 26%로 전년 동기(10%대) 대비 2배가량 올랐다. 일본, 호주, 베트남을 비롯해 해외 6개 국가에서 운영하는 13개 매장을 통해서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바탕으로 5년 내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지난해 6월 영업을 시작한 호주 멜버른 공항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배 넘는 150%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일본 동경긴자점과 베트남 나트랑공항점도 같은 기간 각각 80%, 60%대 신장률을 보였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재무건전성 악화로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이후 인력 구조조정, 조직 슬림화, 전 임원 급여 20% 삭감 등 비용 효율화에 매진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1·2분기 각각 280억원, 18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6월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면서 경영 효율화를 위해 일문 사이트를 중단했다”며 “최근 일본 시장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향후 일본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사이트를 다시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