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상 일행이 러시아를 공식방문하기 위해 지난 28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공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북한 최선희 외무상이 러시아와의 회담을 위해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북한군 파병에 관한 추가 논의 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북러 관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AP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은 최 외무상이 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이라며 “지난 6월 북러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라브로프 장관과 전략적 협의를 하기 위해 모스크바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다음 달 열리는 미국 대선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북한군 추가 파병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는 AP에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50㎞ 떨어진 곳에 주둔하고 있다고 전달한 바 있다. 현재까지 북한이 러시아에 파견한 병력은 약 1만명으로 전망됐다.
다만 자하로바 대변인은 최 외무상의 방문이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 있느냐는 질문에 "외무장관 간의 상호 방문은 정상적인 외교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와 북한이 북러 정상회담 결과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의 틀에서 양자 현안과 국제 문제에 대해 정기적으로 협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최 외무상의 또 다른 러시아 방문은 계획된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평양에서 출발한 최 외무상은 전날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머물렀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최 외무상이 30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측 당국자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또 러시아가 다른 우호국들과도 외무장관급 접촉과 양자·국제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건물이 파괴됐다. [EPA] |
최 외무상은 올해만 이미 두 차례 러시아를 방문한 바 있다. 최 외무상은 지난 1월 닷새간 모스크바에 머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라브로프 장관,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 등을 만났다.
지난달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유라시아 여성포럼 및 브릭스 여성포럼에 참석하는 길에 모스크바에 들러 라브로프 장관과 만났다.
이번 방문에서 라브로프 장관 외 누구를 만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최 외무상과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도 계속돼 북한군의 전장에 투입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러시아 무인기 62대가 발사돼 이 중 33대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비탈리 클리츠코 키이우 시장은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수도 키이우 서쪽 지역에서 파괴된 러시아 무인기에서 떨어진 잔해로 인해 한 아파트 빌딩에서 불이 났다고 밝혔다. 어린이를 포함한 사상자 9명도 발생했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AP에 “러시아 드론은 각각 다른 방향에서 수도 키이우로 날아왔다”면서도 “러시아군이 전술을 크게 바꾸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북한군이 전장에 투입된다면 이는 갈등의 심각한 확산을 의미한다"며 "또한 러시아가 점점 절박해지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