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퀄 통과 신호에도…외국인 ‘셀 코리아’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약세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1원 정도 내린 1,38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의 깜짝 반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매도를 지속하면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45% 내린 2,556.1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0.66% 오른 743.06을 나타냈다. 이날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6740억원 순매도해 6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가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그간 국내 증시의 부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삼성전자가 꼽혔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가 HBM(고대역폭 메모리) 5세대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한 품질 테스트 승인 지연 등으로 인한 외국인 매도세에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증시 전반의 상승을 억제했다는 것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승인 우려가 해소될 경우 국내 증시는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이날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승인 관련 우려가 일부 해소됐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수출 부진 등에 악화한 외국인의 투자심리는 좀처럼 개선되지 못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 검증) 통과 기대감에 장중 ‘6만전자’를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0.17% 오른 5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장중에는 6만1200원까지 올라 지난 23일 이후 6거래일 만에 6만원 선을 회복했다.

장중 삼성전자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3E을 양산 판매 중이며 주요 고객사 퀄에 유의미한 진전이 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반등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퀄 완료를 시사하며 그간 우려를 진정시키자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경쟁 심화 우려 등에 4.46% 내린 18만63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22일 이후 7거래일 만에 19만원 선을 내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 퀄테스트 통과 등 세부 내용에 시장이 반응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반면 HBM을 기존에 독점 공급하던 SK하이닉스는 해당 내용이 공개된 이후 하락폭을 키우며 희비가 교차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94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순매수세를 보였으나 미국 대선 경계감 및 국내 수출 부진에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악화된 투자심리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면서 매수 규모는 제한됐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억9000만원어치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의 매수세가 제한되면서 증시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간밤 마이크로소프트가 호실적에도 하락하는 등 시장이 불안한 상태”라며 “한국은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부진한 데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매수세를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제는 삼성전자만의 문제는 넘어섰다. 외국인은 한국 시장에 대한 매수세를 계속 줄이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코스피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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