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오 간지. [연합]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 초대 회장을 지낸 독문학자 니시오 간지(西尾幹二) 일본 전기통신대학 명예교수가 1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일본 매체들이 전했다. 향년 89세다. 그는 일본의 전쟁책임을 부정하거나 축소하는 '역사 수정주의' 흐름의 선두 주자로 활동했다.
1935년 도쿄에서 태어난 고인은 도쿄대 독문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전기통신대학 교수로 있으면서 니체와 쇼펜하우어 등 19세기 독일사상사를 연구했다.
1969년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1925∼1970)의 추천을 받아 문예평론 ‘유럽상(像)의 전환’을 펴내며 보수 평론가로 활동했다.
특히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과 독일의 전쟁책임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로 다른 비극…일본과 독일’ 등 책에서 “나치의 전쟁범죄는 국가 자체가 범죄집단이 된 것이어서 전시하 일본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도조 히데키(東條英機·1884∼1948) 등 전범을 처벌한 도쿄전범재판(극동국제군사재판, 1946∼1948)이 “승전국이 패전국을 일방적으로 심판했다”며 부당하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1997년 1월 후지오카 노부카쓰(藤岡信勝)와 함께 새역모를 발족시켰고, 초대 회장을 지냈다. 1999년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책 ‘국민의 역사’ 등을 통해 ‘역사 수정주의’의 대표 논객으로 활동했다.
2001년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2006년에는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 이들이 들어왔다는 이유로 새역모를 탈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