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 우승행사…23만여명 쏟아져 나왔다

오타니,아내와 반려견 함께 동반…영어로 “영광이다” 말해 갈채한국계 에드먼 “LA 온 지 두 달밖에 안 됐는데 환영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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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 선수들을 태운 이층버스가 1일 LA다운타운 거리를 지나가는 동안 연도에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나와 있다.[스포츠넷LA 화면 캡처]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WS) 우승 축하 행사에 22만명이 넘는 대규모 군중이 운집하는 등 도시 전체가 들썩였다.

LA경찰국(LAPD)은 LA 시청 앞에서 시작, 다운타운 디즈니 콘서트홀을 거쳐 5가와 플라워 스트릿까지 이어진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축하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동안 길거리에는 LA시 인구 400여만명의 6% 가까이 되는 23만여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됐다고 발표했다. LA타임즈는 축하 행사와 관련해 별다른 사고가 없었지만 1명이 경찰관에게 유리병을 던져 체포됐고 또 다른 현장에서 2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다저스의 우승축하 퍼레이드는 오전 11시께 시작됐다. 다저스 선수들과 가족, 코치진은 이층 버스 6대에 나눠타고 LA 다운타운의 주요 도로를 천천히 이동했고, 도로 양쪽 거리와 주변 일대를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메운 팬들이 열렬한 환호와 박수로 선수들을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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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1일 우승 퍼레이드에서 월드시리즈 챔피언트로피를 들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AP=연합]

팬들은 대부분 파란색과 흰색으로 이뤄진 다저스 유니폼과 모자, 수건 등을 들고 흔들었다. LA 시내 일대는 온통 파란색과 흰색 물결로 가득 채워졌다.

다저스 선수단은 다운타운에서 퍼레이드를 마친 뒤 다저스타디움으로 이동, 4만3천여명이 들어찬 홈구장에서 공식 축승행사를 가졌다. 유명 래퍼 아이스 큐브의 공연으로 시작된 행사는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선수들을 한사람씩 무대에 불러내 소감을 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맨먼저 무대에 등장한 선수는 3차전에서 선발승을 거두고 5차전에서 9회에 등판, 7-6 승리를 지키며 우승을 확정지은 투수 워커 뷸러였다. 뷸러는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다저스의 전설 오렐 허샤이저가 당시 입었던 유니폼을 입고 등장해 방송에서 ‘삐-’처리된 비속어 몇마디로 팀의 우승을 강조해 팬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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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우승 축하행사에서 다저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설치된 무대에 올라 진행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황유나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다저스 내야수 프레디 프리먼(35)은 “여러분과 함께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라며 “지금 우승을 차지해 정말 기쁘다”라고 소리 질러 우레와 같은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올시즌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한 왕년의 에이스 투수 클레이턴 커쇼(36)는”(올해 우승하는 데) 내가 한 건 아무 것도 없지만 팬 한사람 한사람이 너무 고맙다”라며 “저와 제 가족을 얼마나 잘 대해주었는지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힘든 일을 겪었기 때문에 팬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우리와 함께 축하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라고 말해 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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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헤이 오티나기 애완견 데코이를 안고 퍼레이드 버스에서 팬들의 환호를 즐기고 있다.[AP=연합]

올시즌 10년간 7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계약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일본출신 슈퍼스타 오타니는 다저스타디움에 모인 팬들 앞에서 이례적으로 영어로 소감을 말해 팬들의 환호성이 야구장을 뒤흔들 정도로 요란했다.

오타니는 “오늘은 저에게 정말 특별한 순간”이라며 “다저스의 일원이 된 것을 정말 영광으로 생각한다”라고 또렷한 영어발음으로 말했다. 올초 오타니와 결혼한 부인 다나카 마미코는 반려견 데코핀과 함께 행사에 참석,팬들의 시선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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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LA다운타운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AP=연합]

어머니가 한국인이어서 한인의 특별한 관심을 받아온 토미 현수 에드먼(29)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호명으로 불려 나와 팬들에게 인사했다.

지난 7월 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트레이드돼 다저스에서 뛴 에드먼은 어린 아들을 안고 “LA에 온 지 두 달밖에 안 됐는데, 팬 여러분은 나를 진심으로 환영해줬다”며 “모든 다저스 팬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지금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마무리된 월드시리즈에서 전통의 강자 뉴욕 양키스와 맞붙어 4승 1패로 승리,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지만,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우승 퍼레이드 등 기념행사가 제대로 열리지 못해 우승 퍼레이드가 열린 것은 이번이 1988년 이후 36년 만이다.

이날 퍼레이드에 참가한 젊은 남성 팬은 “내 형에게서 다저스의 마지막 우승 퍼레이드가 1988년이었다고 들었다”며 “다저스의 우승 퍼레이드에 이렇게 처음으로 와서 좋아하는 선수들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연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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