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티라미수컵 이을 ‘맛피아’ 제품들, 깜짝 놀랄걸요” [인터뷰]

이은관 BGF리테일 전략MD팀장이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지난 10월 1일 국군의날 저녁. 공휴일이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바삐 움직이는 직장인들이 있었다. BGF리테일 MD(상품 기획자)들이다. 이날은 넷플릭스의 요리경연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편의점 미션을 진행한 8화가 공개된 날이었다. ‘나폴리 맛피아’로 경연에 나선 권성준 셰프는 CU의 제품들로 ‘밤 티라미수’를 만들어 1위를 차지했다.

BGF리테일에서 상품 기획을 총괄하고 있는 이은관 전략MD 팀장은 지난 1일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에서 진행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오후 4시에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스낵식품팀 팀장과 실시간으로 소통했다”며 “밤티라미수가 우승하는 것을 보고, 뜰 것 같아 ‘빨리 (상품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미 공장에 팀원을 보냈다’고 답이 왔다”고 회상했다.

상품화는 단 일주일 만에 끝났다. 일반적으로 2개월 이상 걸리는 작업이었다. 그만큼 빠른 상품 출시를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총동원했다. 이 팀장은 “상품화를 결정한 후 권 셰프와 하루에 문자를 100개 정도 주고받고, 샘플이 나오면 매장에서 논의했다”며 “일주일 동안 3차 샘플까지 만들면서 이례적으로 빠르게 상품화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팀이나 개인이 아니라 다양한 팀이 일사분란하게 협업을 해 가능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밤티라미수컵’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달 8일 시작한 사전예약에서 하루 1만~2만개의 수량이 평균 20분 만에 동났다. 사전예약 물량 15만개도 완판됐다. 출시 이후 현재까지 온·오프라인에서 밤티라미수컵은 45만개가 넘게 팔렸다. BGF리테일 디저트 단일 상품 중 최단기간, 최다 판매량 기록이다.

CU와 권성준(왼쪽) 셰프가 협업해 출시한 ‘밤티라미수컵’ 제품. [BGF리테일 제공]
이미영 조리사가 CU에서 간편식 제품을 들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수출도 검토하고 있다. 흑백요리사가 넷플릭스 비영어권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등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아서다. 이 팀장은 “상품 출시 이후 해외 파트너사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권 셰프의 요리법을 활용한 ‘연세우유 밤 티라미수 생크림빵’을 선보였다. 상품 중량의 80%를 밤 생크림과 커피 커스터드로 채웠다. 지난 3일까지 15만개가 팔렸다.

BGF리테일은 향후 권 셰프와 협업해 10개 이상의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팀장은 “권 셰프가 잘 만드는 파스타 같은 면류도 준비 중”이라며 “권 셰프가 아직 한국 편의점에서 판매하지 않는 메뉴도 제안하고 있다”고 전했다.

BGF리테일은 권 셰프에 이어 ‘급식대가’로 알려진 이미영 조리사와도 손을 잡았다. 이 조리사와 협업해 저염식·저자극에 초점을 맞춘 반찬류, 간편식 등의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아동급식카드와 진행하는 아동 실종·학대 예방 시스템 ‘아이CU’의 홍보모델로 이 조리사를 발탁하기도 했다. 그는 “흑백요리사 이슈를 이용해 단기적으로 상품을 내고 끝내는 게 아니라 출연 셰프들과 장기적으로 관계를 이어가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조리사와 협업 상품은 이달 말부터 선보인다. 이 팀장은 “내부적으로 향후 미래 육성 제품군으로 반찬을 점찍었다”며 “저염식 건강을 내세워 10대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김밥도 출시할 것”이 말했다.

이은관 BGF리테일 전략MD팀장이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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