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채업자에 돌아갈 뻔한 22억원 차단… 檢 “범죄수익 반드시 박탈”

서울서부지검 [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검찰이 대부업자들 손에 귀속될 뻔한 현금 22억원을 막아냈다. 대부업자들은 ‘연 1000%’에 이르는 초고금리로 불법 대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챙겨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2심에서까지 몰수·추징 구형이 법원에서 기각되는 등 수사가 수세에 몰리자, 피해자들을 모아 공익 소송을 냈다.

4일 서울서부지검 범죄수익환수팀(공판부장 김지영)은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서부지부와 협력해, 연 1000% 이자율로 약 160억원의 불법 수익을 챙긴 미등록 대부업자로부터 압수한 현금 22억원이 대부업자들에게 반환 되는 것을 차단하고 불법 대출 피해자들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2022년 10월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불법 사채업자 2명을 기소하고 압수물 22억원에 대해 몰수·추징을 구한 바 있다. 피고인들은 2019년 2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관할 관청에 등록 없이 약 1280억원을 대부하고, 총 2200여명으로부터 2200회에 걸쳐 제한이자율을 초과한 약 160억원을 수취한 혐의를 받는다.

하지만 1심에서는 압수물이 해당 범행으로 취득한 물건이라는 증거가 없고, 초과 이자의 경우 피해자에게 반환해야 하므로 추징이 부적절하다는 취지에서 몰수·추징 구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올해 9월에 열린 항소심에서도 검사 항소는 기각됐다.

검찰은 상고심에서 몰수·추징 기각 판결이 확정될 경우 피해자들의 손실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서부지부와 협력해 범죄 피해자들의 공익소송 진행 필요성을 논의했다.

검찰은 초과이자를 지급한 피해자들에게 압수물 22억원에 대한 보전 조치 등을 안내하고 이중 200명의 피해 진술 청취 후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서부지부로 인계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서부지부는 피해자 200명 중 경제적으로 취약한 41명을 대리해 대부업자의 압수물반환 청구권에 대한 가압류 신청과 부당이득반환 청구 공익소송을 진행키로 했다. 법률 상담을 받은 나머지 120여명은 소송대리 지원요건(중위소득 125% 이하)에 해당하지 않아 개별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 결과 검찰이 유선으로 연락을 시도한 피해자 1500명 중 200명이 공단의 법률상담까지 마쳤다. 공단은 이 중 경제적으로 취약한 41명의 공익소송을 대리해 진행하기로 했다. 이 외에 120여명도 개별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한법률구조공단과 긴밀히 협력해 불법사금융 범죄를 엄단하고 피해자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범죄수익은 반드시 박탈된다는 인식을 확립해 범죄 동기를 원천 차단하는 등 본연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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