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앞두고 자금부 직원들 특근 돌입 이유는?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1. A사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하는 30대 여성 김 씨는 미국 대선후보의 공약을 뜯어보며 후보자 당선시 국내 중후장대 산업군에 미칠 영향을 가정하는 시나리오 검토를 최근 마쳤다. 김 씨가 작성한 보고서는 경영진뿐만 아니라 주주사인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B사 등 이사회 보드멤버가 참조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2. C사 자금팀에서 환율 및 환리스크 변동, 환차손익 현황 파악을 담당하는 40대 남성 박 씨는 최근 미국 대선 동향을 꼼꼼하게 파악하고 있다. 원자재 수입과 제품 수출 과정에서 환율 변동이 C사 손익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서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 [AFP]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수입·수출 비중이 큰 제조업 전략기획, 자금부서 임직원이 최근 특근에 돌입했다.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간 경합이 예상되면서 시장이 혼란을 겪자 보다 다각적인 관점에서 시나리오 마련이 필요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오는 5일(현지시간) 전역에서 백악관의 새로운 사령탑을 결정하는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후보자 간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합주가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 7곳에 달해 선거를 코앞에 둔 현재까지도 판세는 예측불허다. 이 때문에 미국 대선 결과에 향후 수년간 사업·영업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각사 임직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유가 불안정을 비롯해 원자재 가격 변동이 심화되고 있는데다가 환율도 수개월째 요동치고 있어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며 “미국 대선은 특정 후보가 우세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여 더욱 혼란스럽다”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또한 미국 대선을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현재로서는 효율적 전략수립을 위해 양당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분야에 우선 주목하는 분위기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모두 에너지 및 인프라 정책을 강조해왔다. 특히 데이터 사용량 증대에 발맞춰 전력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인프라 확충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와 관련한 투자처에 주목해야할 것으로 투자업계는 진단한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문제가 되었던 허리케인, 폭우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민간·공공 부문 건설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또한 인공지능(AI) 고도화로 인한 데이터 사용량 증대에 발맞춰 전력공급 증가, 인프라 조성 필요성이 커지는 까닭에 관련 기업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본다.

이는 사업 수주기회를 엿보는 건설·시공사뿐만 아니라 자재 공급하는 철강사, 그리고 기초 소재사업사 등이 모두 엮여있다. 국내 업체가 사업적 관련성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수출제한 쿼터(할당) 등에 영향이 생길 수 있어 해외 사업장이 없거나 적은 기업이 미국 대선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군사전략이나 외교·안보 등 후보자간 시각이 다른 영역보다는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관심을 받을 섹터와 주요 업체를 선별하는 작업이 보다 효과적”이라며 “기존 투자한 포트폴리오기업의 향후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미국 대선을 전후해 한동안 분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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