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를 한 달여 앞둔 17일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모습. 1만2천32가구의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단일 단지 기준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지역농협에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단지)의 첫 공식적인 잔금대출 상품의 금리를 변동 기준 4.2%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시중은행이 제공하는 변동금리의 하단과 비교해봐도 최대 1%포인트 더 낮은 금리다.
이처럼 ‘금리 역전현상’이 본격화하자 2금융권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오는 11일 2금융권 관련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 예정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주농협의 용주지점은 지난주 올림픽파크포레온 잔금대출 상품에 대한 첫 공식 안내를 진행했다. 광주농협의 잔금대출은 변동금리 유형의 상품으로, 금리가 4.2%에 해당한다. 금리 변동 주기는 3·6·12개월 중 선택 가능하다.
대출한도는 무주택자의 경우 감정가의 70%, 다주택자는 감정가의 60%까지 나온다. 최대 대출기간은 40년이 아닌 30년으로 책정됐다. 원리금 또는 원금 균등상환중 선택할 수 있다.
각사제공 |
입주자들은 우선 첫 공식 상품이 변동금리 상품인 점을 반가워하고 있다. 금리 인하기에 접어든 현재, 변동 주기가 지날수록 더 금리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단 대출 한도가 30년에 불과해 한도가 줄어드는 점에 대해선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공식화되진 않았지만, 새마을금고도 주민들에게 3.9% 수준의 잔금대출을 구두로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출 만기도 다른 기관과 달리 40년에 달해, 대출한도도 수백만~수천만원 더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호금융권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잔금대출과 일반 주담대의 대출만기를 30년으로 제한해 온 것과 달리 새마을금고는 오히려 가이드라인 완화를 통해 40년으로 연장했기 때문이다.
반면 하나은행은 최근 입주예정자들에게 5년 금융채에 가산금리를 더한 최종 대출금리로 5%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 급여이체, 청약 또는 적금 이체, 일정금액 이상 카드 사용 등의 부수거래를 진행하면 최대 1%포인트의 금리를 인하받아 4%대가 가능하다.
입주를 앞둔 17일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모습. 1만2032가구의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단일 단지 기준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다. [연합] |
이처럼 상호금융권이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자들에 제공하는 잔금대출 금리는 현재 시중은행의 일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대비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2금융권의 대출금리가 시중은행보다도 저렴한 대출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4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구간은 4.55~6.67%에 해당한다. 광주농협의 잔금대출 금리보다 최소 0.3%포인트에서 최대 2.28%포인트까지 더 비싼 셈이다.
한 입주예정자는 “대출금리가 생각보다 너무 높다”며 “2금융권이 은행권보다 더 낮은 게 말이 되느냐. 일단 지인에게 돈을 빌려서 이사를 하고 내년에 은행 대출로 갈아탸아겠다”고 말했다. 실제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선 ‘대출금리 정상화를 위한 집단민원’도 실시 중이다.
[금융위원회] |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는 2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이 급증하는 걸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한 달 새에만 2금융권에서 가계대출이 2조원가량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최근 여러 차례 ‘풍선 효과’ 차단을 위한 구두 경고에 나섰지만 가계부채 불길이 2금융권으로 옮겨붙은 것이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오는 11일께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열고 2금융권 가계대출 급증세와 관련한 관리 강화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우선 은행권처럼 2금융권에도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받아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2금융권 가계대출 불길이 더 거세질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조치 등 보다 직접적인 관리 대책을 꺼내 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