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등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은행서 판매 전면 금지할까…금융위 첫 공청회

홍콩ELS사태피해자모임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피해를 야기한 금융기관과 임원, 전 금융위원장 등 180인 고발 및 전액배상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사태 이후 열린 첫 은행 금융투자상품 판매관행 개선방안 공청회에서 은행의 고난도 금투상품을 판매 금지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외에도 지역별 거점점포에서만 고난도 금융상품을 판매 허용하는 안, 은행내 창구를 분리해 불완전판매를 방지하는 안 등이 제안됐다.

금융위원회는 5일 ‘H지수 기초 ELS 대책 마련을 위한 공개세미나’를 금융보안교육센터에서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연구원들의 주제발표 및 각계 전문가, 유튜브 참여자 등의 다양한 의견 청취가 이뤄졌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씀을 통해 “H지수 관련 ELS의 대규모 손실 이후 금융당국이 마련한 분쟁조정기준에 따른 자율 배상이 점차 마무리됨에 따라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전반에 대한 현황 진단 및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2019년 파생결합상품(일) 사태 이후 금투상품에 대한 판매규제가 한층 강화되었음에도 여전히 불완전판매 이슈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현 판매규제의 문제점을 냉철히 진단해 금융사의 ‘소비자 보호 원칙’과 소비자의 ‘자기 책임 원칙’이 균형있게 구현될 수 있는 판매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연합]

은행에서 고난도 금융투자 상품을 판매하는 걸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해당 상품은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수익률 구조를 가지고 있고 특히 높은 확률로 정기예금보다 약간의 이자를 더 주지만 ‘낮지만 유의미한 확률’로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즉 약간의 이자를 더 받으려는 유혹에 빠져 잘못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일반소비자들에게 해로운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며 “불완전판매의 유인을 제공할 수 있어 은행 판매를 제하하라는 의견이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이날 금융당국이 소개한 ‘은행의 금융투자상품 판매관행 개선방안’은 크게 세 가지다. 1안은 ▷은행의 고난도 금투상품을 판매금지하는 것, 2안은 ▷지역별 거점점포에 한해 고난도 금투상품을 판매 허용하는 것, 3안은 ▷창구분리를 중심으로 불완전판매 방지 관련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먼저 1안은 은행을 통한 고난도 금투상품의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안을 의미한다. 기존과 같은 상품구조의 복잡성을 가지고 있고, 최대원금손실(20%)의 기준을 적용하게 된다. DLF 사태 이후에도 판매돼 온 일정조건의 ELS 편입 신탁과 고난도 금투상품 편입 공모펀드 등까지 판매를 전면 금지할 수 있다는 제안이다.

2안의 경우 고난도 금투상품 판매를 위해 갖춰야 할 조건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이를 준수하는 지역별 거점점포에 한해 판매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예·적금 창구와 고난도 금투상품 판매채널 간의 장벽을 쌓는 거라고 볼 수 있다. 이 안을 선택하면 은행 영업점의 일반적인 대고객 창구는 예·적금, 비고난도 금투상품 판매용으로 두고 고난도 금투상품은 별도건물이나 물리적으로 완전 분리된 공간에서, 일정기간 이상의 고난도 금투상품 판매 경력을 보유한 직원을 갖춘 거점점포에서만 판매 허용하게 된다.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주요국가의 은행 대부분은 투자상품을 전용창구에서 판매하고 있다.

3안은 은행 점포 내에서 예·적금(일반창구)와 비고난도 금투상품(전용창구), 그리고 고난도 금투상품 판매채널(별도 사무실)을 분리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고난도 금투상품을 판매하는 별도 사무실은 별도 출입문을 통해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사무실이어야 한다.

김 부위원장은 “세미나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 의견 뿐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 들어온 의견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최종 대책 수립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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