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10번 중 9번을 맞힌 앨런 릭트먼 교수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지난 40년간 열린 미국 대선 10번 중 9번을 맞힌 앨런 릭트먼(77) 아메리칸대 석좌교수가 대선을 두 달 앞둔 지난 9월 5일 뉴욕타임스(NYT)에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릭트먼 교수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내 9월 5일 예측에는 변함이 없다”며 “당시 말했듯이 나는 여론조사나 전문가 의견, 유세 중에 일어나는 사건들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1860년 이후 자신이 미국 대선을 분석해 개발한 기준인 ‘대권 열쇠 13개’인 집권당의 입지(하원 확보 여부), 대선 경선, 현직 여부, 제3 후보 여부, 장기·단기 경제성과, 정책 변화, 사회 불안, 스캔들, 외교·군사적 성패, 현직자·도전자의 카리스마를 근거로 제시했다.
릭트먼 교수는 해리스가 이 13개 기준 중 8개에서 앞서기 때문에 이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단 민주당 내에서 해리스에 맞설 다른 후보가 없었고, 경제 성과도 해리스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불안이 적다는 점도 해리스에게 유리하다. 다만 민주당이 지난 2022년 중간선거에서 2018년 중간선거보다 더 많은 하원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점은 해리스에게 불리한 것으로 평가했다.
트럼프의 경우, 3개 항목에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릭트먼 교수는 ‘트럼프는 카리스마 측면에서 해리스보다 점수가 높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다른 전문가 사이에서도 “(미국 최초로 4선을 연임한 민주당 소속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처럼 정당을 뛰어넘어 유권자들에게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해리스가 불리하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결되지 않은 점도 트럼프에게 유리한 요소다.
이번 대선 예측과 관랜해 USA투데이는 “(그간 90%의 적중률을 보인) 릭트먼 교수가 해리스의 승리를 예견해 트럼프 지지층의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릭트먼 교수는 1984년 대선에서 로널드 레이건의 재선, 조지 H.W. 부시,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까지 맞췄다. 특히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여론조사가 쏟아졌지만, 그는 트럼프 당선을 예상해 화제가 됐다. 릭트먼 교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부상을 예견하기도 했다.
유일하게 그의 예측이 빗나간 건 공화당의 조지 W. 부시(아들 부시)와 민주당의 앨 고어 전 부통령이 맞붙었던 2000년 대선이다. 당시엔 재검표 논란까지 나올 만큼 접전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