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브릭스 정상회의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타스] |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미국 정보당국이 5일(현지시간) 시작된 미국 대선 투표에서 러시아의 허위정보 유포를 우려해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가정보국장실(ODNI),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은 4일 공동성명을 내고 해외의 적국, 특히 러시아가 선거 관련 허위 정보를 퍼뜨려 미국 내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추가 시도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들 세 정보기관은 “러시아와 연계된 행위자들은 선거의 정당성을 약화하고 투표자들에게 선거 과정에 대한 두려움을 심는 동시에 미국인들이 정치적 선호에 따라 폭력을 사용한다고 주장하기 위해 동영상과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지난 1일에도 러시아 측이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데 관여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 사례로 “러시아의 행위자들이 최근 아이티 출신이라고 주장하며 조지아주의 여러 카운티에서 불법적으로 투표하는 사람들을 날조한 동영상을 제작했다”라고 했다.
아울러 미국 민주당 측 한 인사가 연예인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허위 주장을 담은 영상도 러시아 행위자들이 만든 허위정보 사례로 들었다.
정보당국은 지난주 성명 발표 이후에도 러시아가 이 같은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며 재차 경고에 나선 것이다.
경합주 관리들이 투표용지를 부풀리고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 투표 조작을 하고 있다는 내용과 민주당이 해외 거주 애리조나 유권자의 투표용지를 위조해 해리스 부통령에게 표를 몰아준다는 내용이 새로운 허위 정보로 등장했는데, 당국은 이 역시 러시아의 개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 정보당국은 지난달 25일에도 대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주요 카운티에서 투표용지가 찢어지는 장면을 담은 또 다른 영상의 존재를 거론하면서 이 역시 러시아 측 제작물이라는 판단을 밝힌 바 있다.
당국은 이란의 경우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위태롭게 하기 위해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을 수행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이 “과거 선거에서 그랬던 것처럼 투표를 억제하고 폭력을 부추기기 위한 가짜 미디어 콘텐츠를 만들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선거 당일과 그 이후 수주간 소셜미디어에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활동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젠 이스터리 CISA 국장은 4일 “올해 대선에서는 이전에 없을 정도로 많은 허위정보가 퍼지고 있다”며 “미국민은 엄청난 양의 허위 정보에 노출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 등에는 CBS와 CNN 등 주요 뉴스 매체에서 보도한 것처럼 꾸며진 선거 관련 가짜뉴스가 퍼지기도 했다. CNN의 ‘주요 대선 속보’ 형식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텍사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선다”는 내용이 담긴 가짜 이미지는 엑스에 퍼져 10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두 방송사는 신속하게 해당 내용이 가짜뉴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