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선 유로모니터 총괄연구원 “3단계 한류지수 전략 효과적…체험 마케팅 활용을” [2025 컨슈머포럼]

문경선 유로모니터 리서치 총괄연구원이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헤럴드경제 2025 컨슈머포럼’에서 ‘현지에서 바라본 K-웨이브: 미래 성장 가능성’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총괄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전략도 현지 상황에 철저하게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국가별로 다른 현지 소비자의 눈높이에 따라 국내 브랜드가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헤럴드 2025 컨슈머포럼’에서 문경선 유로모니터 리서치 총괄연구원은 “국가마다 한국에 대한 인식과 호감 정도는 차이가 매우 크다”며 “국내 기업의 전략도 현지 상황에 철저하게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네 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선 문경선 총괄연구원은 ‘현지에서 바라본 K-웨이브(wave): 미래 성장 가능성’ 주제발표에서 유로모니터의 해외분석 수치를 통한 K-웨이브 실체와 미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먼저 그는 한국 방문자 수치로 실제 한류의 영향력을 전하면서 “한국을 찾은 해외 방문자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동남아시아의 방문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화장품, 가공식품, 농산물 수출도 증가 추세다. 문 연구원은 “특히 배·딸기·포도는 다른 나라에도 있는 흔한 과일이지만, ‘K-과일’이라는 프리미엄 품목으로 알려지며 매년 수출이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문 연구원은 이런 한류의 확산 지수를 단계별로 나눠 진단했다. 한류 인지도 및 신뢰 수준에 따라 시장 진출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그는 특히 “동남아시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시점”이라고 하면서 “남미와 중동 시장의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리서치 총괄연구원이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헤럴드경제 2025 컨슈머포럼’에서 ‘현지에서 바라본 K-웨이브: 미래 성장 가능성’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총괄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전략도 현지 상황에 철저하게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섭 기자

한류 지수 1단계는 가수 싸이를 인지하는 정도의 수준이다. K-웨이브가 존재하지만 영향력이 크지 않아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유럽 소비자가 여기에 속한다. 문 연구원은 “한류 지수 1단계에 속하는 유럽 시장은 매운 아시아 음식에 대한 호감이 예전보다 높아졌으나 한국산과 태국산을 구분하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에서는 간편식 제품의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며 “최근 스위트와 스파이시의 합성어인 ‘스위시(Swicy·매콤달콤한)’가 트렌드로 떠오른 것을 주목한다면 한국산 간편식이 진출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2단계는 아이돌그룹 BTS와 걸그룹 블랙핑크를 알고, 한국의 매운맛을 선호하는 등 1단계보다 한류가 확산된 단계를 말한다. 일부 유럽과 미국 소비자가 여기에 속한다. 문 연구원은 “2단계 시장에선 한국 브랜드를 강조하기보다 현지 아이템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미국의 즉석라면 시장 내 K-푸드 진출을 주목할 만하다며 농심의 사례를 들었다. 지난 5년간(2019-2024 예상치) 미국 즉석라면 시장에서 10% 이상 성장률을 보인 업체는 농심이 유일하다.

3단계는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따라하고 싶어 하는 수준이다. 많은 동남아시아 소비자가 3단계에 속한다. 문 연구원은 “3단계에선 1·2단계 시장과 완전히 다르게 한국 연예인을 이용하는 등 한국 브랜드를 강조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편의점 ‘K3’의 마케팅이 대표적인 사례다. K3은 동남아시아 현지 편의점이지만, 한국 제품이 50% 이상 진열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인도네시아 ‘코피코커피(Kopiko coffee)’ 캔디 역시 K-드라마 영향력이 큰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매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문 연구원은 “K-웨이브가 이어지려면 정통성을 강조하는 것보다 현지인의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세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체험 마케팅’의 활용도 제안했다. 그는 “한국 콘텐츠의 미디어 접근성만 높은 외국인에게 실제 경험보다 좋은 것은 없다”며 “한국만의 라이프스타일 체험이 가능한 접근방식을 잘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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