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와 전두환 손자 전우원씨[유튜브] |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8)씨와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마약 예방을 위해 함께 만난 장면이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전씨는 지난 6일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에서 열린 2024 다니엘기도회에 참석해 연사로 나선 남 전 지사의 소개를 받아 강단에 올랐다.
이날 남 전 지사는 "말썽쟁이 우리 첫째 아들은 전과 3범"이라며 자신의 장남이 마약 투약으로 복역 중인 사실을 직접 언급한 데 이어 수차례 마약에 손댄 아들을 직접 신고하게 된 계기 등에 대해 밝혔다.
남 전 지사의 장남 남모씨는 지난해 3월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 필로폰을 투약했다가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으나,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난 틈을 타 또다시 필로폰을 투약해 결국 구속됐다. 이후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
남 전 지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쉬울 줄 알았지만 부모의 마음으로 쉽지 않았다"면서도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신고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전두환 손자 전우원씨[유튜브] |
이를 계기로 남 전 지사는 마약 예방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3월 마약예방치유단체 '은구(NGU·Never Give Up)'를 출범,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남 전 지사는 또 "제 아들도 악명이 높지만, 또 다른 악명 높은 한명이 여기에 왔다"며 "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전우원 형제 기억하시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다. 마약을 하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며 객석에 있던 전씨를 무대 위로 불렀다.
이어 그는 전씨에 대해 "저 친구를 보고 이해하게 된 게, 제 아들도 '남경필 아들'이라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이 친구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라며 "제 아들의 1만 배는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처도, 아픔도, 결핍도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 전 지사의 소개를 이어 받아 무대에 오른 전씨는 자신을 '정말 큰 문제아'라고 소개하며 "그런데 은혜를 받아 단약을 2년 가까이 지키고 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저 혼자서는 절대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부족하고 문제가 많지만, 크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인내해 주신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특히 남 전 지사에 대해서는 "아버지처럼 신경 써 주시고, 사랑을 많이 베풀어 주셨다"고 했다.
이에 남 전 지사는 전씨에게 "이제 단약한 지 1년 반, 끊은 건 아니다"며 "언제 또 넘어질지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기도와 응원을 부탁드린다"면서 전씨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전씨는 자신의 마약 투약 사실을 직접 고백,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마약 중독 예방 활동에 나서 관련 행사를 통해 근황을 공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