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운반선에 옮기다 침몰”…해경 생존 골든타임 ‘24시간’ 집중수색[종합]

8일 오전 4시 31분께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4㎞ 해상에서 부산 선적 선망 어선 금성호(129t)가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승선원 중 인근 선박에 의해 구조된 이들이 한림항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제주)=박준규 기자] 해양경찰이 제주 해상에서 발생한 135금성호 침몰사고 실종자를 찾기 위해 수중 수색에 돌입한 가운데, 심해잠수사와 해군 특수구조대도 수색에 참여한다. 해경은 실종자들의 생존 골든타임을 24시간으로 잡고 집중적인 수색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제주해양경찰청 정무원 경비안전과장은 8일 오후 제주해경청 대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전 수중 수색장비로 확인한 결과 침몰한 부산선적 135금성호(129톤급)가 수심 80~90m 지점에 가라앉아 있다고 밝혔다. 어망(그물)은 선체와 연결되어 있는 상태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어선에는 모두 27명(한국인 16명·인도네시아인 11명)이 타고 있었으며, 실종 상태 선원은 총 12명(한국인 10명·인도네시아인 2명)이다. 사고해역의 수심은 약 80~90m로 수온은 22도다. 해경은 이 조건에서 실종자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은 24시간 이상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가용 가능한 수색 자원을 모두 활용한단 계획이다. 해경 소속 경비함정과 잠수사를 급파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사고 해역의 수심이 깊어 심해 수중 수색이 가능한 자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심해잠수사와 특수 구조장비를 탑재한 해군 수색함이 사고 해역으로 접근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해군 함정은 오늘 오후 5시 이후에 사고 해역으로 도착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경은 “현재 사고해역 주변 수온은 22도로, 생존 가능 시간은 24시간 이상”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고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사고 해역에는 해경 3012함 등 함정 23척을 포함해 함선 43척과 항공기 13대가 사고해역을 중심으로 수색하고 있으며, 오후부터는 잠수사를 투입해 수중 수색도 시작했다.

8일 오전 제주 비양도 북서쪽 24㎞ 해상에서 침몰한 부산 선적 선망 어선 금성호(129t) 실종 선원을 찾기 위해 해경이 수색을 벌이고 있다. [연합]

더불어 해경은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도 벌이고 있다. 오전에 구조된 다른 선원들을 통해서 사고 정황에 대한 1차 진술을 들었다. 이들은 제주 의료기관에 후송돼 치료를 받았고 안정을 취하고 있다.

노동 당국은 금성호 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인지 조사하고 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는 사고 선박이 조업 안전 조치 등을 살펴 안전 관련 법령을 제대로 준수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어선은 고등어를 잡던 중이었는데, 통상 고등어잡이는 선단을 꾸려 ‘선망 방식’으로 조업한다. 선단은 그물을 바다에 내려 고기를 잡는 본선 1척과, 불을 밝혀 물고기를 유인하는 등선 2척, 잡은 고기를 옮겨 운반하는 운반선 3척 등 6척으로 구성된다.

선망 방식에서는 선단 소속의 등선들이 불을 밝혀 물고기를 유인하고 본선이 미리 내려둔 그물에 물고기를 가둬 들인다. 이후 본선 주변에 운반선이 붙어 크레인 장비로 물고기를 옮겨 싣는 식이다.

해경은 135금성호가 대형 그물에 고기를 가둔 상태에서, 우현으로 접근한 첫 번째 운반선에 고기를 이선한 뒤 이어 두 번째 운반선이 접근하는 과정에서 배가 기울었다는 구조 선원들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본선인 135금성호가 복원력을 상실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원인 파악의 키워드는 배가 복원력을 잃은 이유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해경은 구조된 선원들이 안정을 취하는 대로 다시 진술을 받을 예정이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 당시에 선원들이 당황하고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을 되찾는대로 다시 이야기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침몰 사고가 난 135금성호 선사는 직원 대부분이 이날 오전 제주로 이동해 현장 수습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가족과 유족들도 대부분 개별 비행기 편으로 제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사고는 이날 오전 4시 33분께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4㎞ 해상에서 발생했으며 사고 당시 금성호에는 27명이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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