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만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그간 우크라이나 종전을 공언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우크라 가입을 20년간 미루면 러시아를 막을 무기를 계속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정책 고문 등 측근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20%를 점유한 현재 전선을 그대로 동결하고, 우크라이나에는 나토 가입 노력을 유예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방안을 종전 구상 중 하나로 인수위에 제안했다.
우크라이나가 최소 20년 동안 나토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미국은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향후 러시아의 공격을 억제할 무기 지원을 계속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러시아는 나토 확장에 따른 ‘동진’을 안보 위협으로 간주해왔으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을 이러한 위협 중 하나로 지목해왔다.
이 계획에 따르면 현재의 전선을 그대로 고정한 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1290km 길이의 비무장지대를 조성하게 된다.
이 비무장지대를 누가 감시할지는 불분명하지만 평화 유지 병력에는 미국 병력이 포함되지 않을 것이며, 또한 유엔 같이 미국이 자금을 지원하는 국제기구도 제외될 것이라고 한 측근은 설명했다.
다만 측근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승인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외교정책 고문들은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이고, 결정은 온전히 트럼프 당선인이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이같은 WSJ의 보도에 대해 “추상적”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내놨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7일 “진정성이 없다. 그것은 오히려 WSJ의 계획 같다”며 “보도가 점점 더 추상적이 되고 있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수차례에 걸쳐 “취임 후 24시간 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공언해왔다.
다만 “그 계획을 지금 말하면 그것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며 구체적인 구상은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