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귀환으로 입지가 탄탄해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 ‘무전호출기(삐삐) 폭발’ 작전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고 처음으로 인정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삐삐 작전과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제거는 보안 기관과 정치적 고위층의 반대에도 시작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미 CNN은 “이스라엘 관리를 통해 이 언론 보도의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면서 “네타냐후의 발언은 이스라엘 군 및 정보 기관과 총리실 사이의 정치적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전쟁의 방향을 놓고 마찰을 빚었던 온건파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지난주 경질했다. 후임 국방장관으로는 네타냐후 총리의 충성파 이스라엘 카츠 외무부 장관이 임명됐다. 이스라엘 정치 해설가 론 벤-이샤이는 카츠 장관은 거의 권한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네타냐후 총리가 국방장관을 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9월 17일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거점을 중심으로 최소 37명이 숨지고 3000명이 중경상을 입은 삐삐 폭발 사고의 배후로 의심받았으나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폭발 다음 날 갈란트 국방 장관이 모사드의 ‘매우 인상적인’ 성과를 칭찬하면서 이 정보기관의 관여를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폭발 사고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복수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같은 행보는 트럼프 당선으로 자신감이 붙으면서로 분석된다. 그는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지난 6일(현지시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귀’라며 반기면서 전세계 정상 가운데 가장 먼저 전화했다고 주장했다.
무전호출기 공격에 대한 인정도 최근 며칠간 트럼프 당선인과 3차례 통화했음을 밝히면서 이뤄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며칠간 트럼프 당선인과 3차례 통화했다”며 “우리는 이란의 위협과 그에 따른 위험에 대해 견해가 완전히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 이스라엘과 초밀착했다. 그는 2018년 예루살렘이 수도라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받아들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전격 이전하기도 했다.
미 공화당 대변인은 지난 6일 이스라엘 채널12 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가자지구 전쟁이 이스라엘의 승리로 신속하게 끝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이스라엘 축구팬들이 공격받은 사태에 대해 “네덜란드 땅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반유대주의 공격이 있었다”며 “우리는 역사의 공포가 반복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일 네덜란드 축구팀 아약스와 이스라엘 마카비 텔아비브 간 유로파리그(UEL) 경기가 끝난 뒤 도시 곳곳에서 원정 응원 온 이스라엘 축구팬들이 공격받았다. 이스라엘은 즉시 국적기를 급파해 응원단을 본국으로 데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