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임현택 회장이 묵념하고 있다. 이날 대의원총회에서는 임 회장 불신임(탄핵)이 표결을 통해 가결됐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이 취임 반년 만에 탄핵으로 물러나면서 향후 집행부는 정부, 전공의와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임 회장과 달리 차기 회장은 지금의 의대 증원 문제를 해결해야 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위기감이 높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지난 10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임 회장의 불신임안을 표결해 찬성 170표, 반대 50표, 기권 4표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회원들은 압도적으로 임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지난 5월 취임한 임 회장은 의대 증원에 대한 미흡한 대응, 간호법 국회 통과, 막말 논란 등으로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었다. 그 와중에 단체 대화방에 임 회장에 대한 비방 글을 올린 지역의사회 임원을 고소하고, 취하 조건으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까지 알려지며 결국 불신임 대상에 올라 탄핵이 확정됐다.
임 회장의 탄핵이 결정된 만큼 의협은 빠르게 추후 수습에 나서는 분위기다. 오는 13일 오후 8시 투표로 비대위원장을 선출하고 곧바로 비대위를 구성한다. 정관에 따라 60일 이내 회장 보궐 선거를 치를 예정인데 의료계에 따르면 보궐선거는 최대한 일정을 앞당겨 한 달 이내에 새 회장을 선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한 직원이 출근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의료계에서는 차기 의협 회장은 정부와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온건파 인물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 회장이 정부와는 물론 전공의들과도 대립해 온 인물이었기에 의대 증원 문제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차기 의협 회장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통해 정부와 소통이 가능하고 전공의단체와 충분히 교감할 수 인물이 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10일 브리핑에서 “비대위에 전공의가 많이 참여할 것으로 본다. 서로 의견을 교환해 협의체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가능성을 열어놨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