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인 줄 알고 매일 마셨는데…힌두교 사원 성수의 충격 정체

인도 북부 브린다의 한 힌두교 사원에서 사람들이 조각상에서 나오는 물을 받아 마시고 있다. 사진=X(옛 트위터) 캡처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인도의 한 힌두교 사원에서 성수(聖水)로 알려진 물이 사실은 에어컨 응축수인 것으로 밝혀졌다.

6일(현지시간) 인도 더이코노믹타임스 등 현지 매체는 인도 북부 브린다의 힌두교 사원인 슈리 반케 비하리 사원 '성수'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도들은 매일 같이 이 사원의 코끼리 조각상에서 떨어지는 물을 성수로 믿고 받아 마셨다.

물을 마신 사람들은 그 액체를 '차란 암릿'이라고 믿었다. 차란 암릿은 힌두교의 주신 비슈누의 8번째 화신인 크리슈나의 발에서 나오는 성수를 뜻한다.

신자들은 성수의 축복을 받기 위해 이 물을 마시고 머리에 뿌렸다. 하지만 이 물은 성수가 아니라 사원의 에어컨에서 나온 응축수였다. 에어컨을 가동하면 열교환기에 냉기가 공급돼 찬바람을 내보내면서 실내의 더운 공기와 습기 등은 차가워진 실내 열교환기에서 액체인 응축수 상태로 바뀌는데 이 물은 배수관을 통해 외부로 흘러나간다.

결국 사원은 사람들이 에어컨 응축수를 마시지 못하게 하기 위해 해명문까지 발표했다. 에어컨 응축수에는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들어 있어 마실 경우 건강에 해롭다는 이유에서다.

사원 자원봉사자인 디네쉬 고스와미는 "우리는 사람들의 신에 대한 믿음을 존중하지만, 이 사실을 알리는 것은 꼭 필요했다"면서 "신도들이 차란 암릿이라고 믿는 물은 실제로는 에어컨에서 나오는 물일 뿐이다. 진짜 차란 암릿에는 툴시(힌두교의 성초)나 장미 꽃잎 같은 성분이 들어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