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간) 태국 동부 부리람주 낭롱 지역에서 마약에 중독된 아들을 가두기 위해 자신의 집에 철창으로 감방을 설치한 A(왼쪽에서 2번째) 씨를 적발한 관리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카오솟 홈페이지 캡처]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마약 문제가 심각한 태국에서 어머니가 집에 감옥을 만들어 마약 중독자인 아들을 가두는 일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태국 현지 매체 카오솟에 따르면, 태국 동부 부리람주에 사는 A(64·여) 씨는 자신의 집에 철창으로 감방을 만들었다가 적발됐다.
그는 마약에 중독된 42세 아들이 최근 재활 과정을 거치고 풀려나자 아들을 가두기 위해 감방을 만들었다고 당국에 진술했다. 아들이 자신과 이웃에 피해를 줄까 두려워서 그랬다는 것이다.
A 씨는 "20년간 나는 끊임없는 두려움 속에서 살았다"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아들이 수십 년간 마약을 하는 동안 재활이 실패했고, 그 사이 행동이 점점 더 공격적이고 예측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타위 섯성 법무부 장관도 지난 7일 국가 마약 예방·통제·문제 해결 위원회를 소집해 이 사건을 언급하며, 단순한 마약 밀매범 단속 이상의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당국도 A 씨 행동의 불법성, 인권침해 여부를 따지는 차원을 넘어서서, 아들에 대해 신경정신과 병원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는지 평가할 방침이다.
최근 태국 사회에서는 마약으로 인한 충격적 사건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북동부 우돈타니주에서는 마약에 중독된 어머니에 의해 방치된 3살 남자아이가 고속도로에서 걸어가는 것이 목격돼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아이 어머니는 마약 중독 때문에 아이를 종종 방치해 굶주리게 하고 이웃과 사찰에서 음식을 구걸하게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태국은 미얀마·라오스와 국경 지역에 있는 세계적 마약 생산지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쏟아져 나오는 마약으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
태국 정부는 2022년 의료용 대마 사용을 합법화했지만, 이로 인해 향락용 대마 사용과 청소년 대마 중독이 느는 등 부작용이 커지자 대마 합법화 취소 등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