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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지난달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 집단대출과 카드론, 보험약관대출 등을 중심으로 3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상호금융·여전·보험 등 각 업권별로 자체적인 가계부채 관리조치를 시행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1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0월 가계대출 동향(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6조6000억원 증가해 전월(5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주담대 증가폭이 전월 6조8000억원에서 5조5000억원으로 줄었지만, 기타대출이 1조1000억원 증가 전환한 영향이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3조9000억원 늘어나며 전월 5조6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은행권의 자율관리 강화로 주담대 증가폭이 전월 6조1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기업공개(IPO) 청약 수요 영향으로 3000억원 늘며 증가 전환했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7000억원 증가해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증가액은 카카오뱅크 등 공모주 청약이 있었던 2021년 7월(3조3000억원)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2금융권 주담대는 새마을금고 집단대출 등 영향으로 전월 7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증가 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됐다. 9월 1조원 감소했던 기타대출은 ‘급전’ 창구인 카드론, 보험약관대출을 중심으로 8000억원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상호금융권(9000억원), 여전사(9000억원), 보험(5000억원), 저축은행(4000억원)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이 같은 가계대출 증가세에 금융위는 이날 권대영 사무처장 주재로 행정안전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 및 은행연합회, 2금융권 협회 등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대응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9월 추석 상여금, 분기말 상각 등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10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데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특히 2금융권의 경우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되고 업권별 증가 양상이 상이하다는 점에서 보다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보험업권은 증가폭이 전월과 유사한 수준이나 긴급 생활자금 성격의 보험계약대출 위주로 증가했고, 여전업권은 카드론, 저축은행업권은 신용대출 위주로 각각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상호금융업권의 경우, 은행권 자율관리 강화에 따라 이탈된 대출수요를 흡수하면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2금융권 각 업권별로 적합한 추가 조치수단을 자체적으로 시행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남은 기간 가계부채 관리계획을 마련토록 하고, 내년도에도 은행권처럼 경영계획을 제출받아 이를 기반으로 가계대출을 관리할 방침이다. 금감원의 경우 가계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진 업권 및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취급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권대영 사무처장은 “최근 들어 보험계약대출이나 카드론 등 서민·취약계층의 급전수요와 관련된 대출이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자금수요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가계대출을 확고하고 엄격하게 관리하되, 그 과정에서 서민·취약계층에 과도한 자금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감 있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