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레바논 바브다에서 본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 간의 적대감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 공습으로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레바논 곳곳에 공습을 며칠째 강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카츠 장관이 임명되면서 중동 지역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곳곳을 공습해 3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주요 거점으로 알려진 베이루트 남부 다히에의 주택 11채에 대피 명령을 내린 뒤 이 지역을 공습했다.
이 공습으로 인한 사상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이 공격이 지휘 센터와 무기 생산 시설 등 헤즈볼라의 기반 시설을 목표물로 삼은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루트 동부의 아파트 건물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고 6명이 사망했다고 AP는 전했다.
아울러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중부의 한 주거용 건물에 대한 공습으로 15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 건물에는 피란민들이 지내고 있었으며 공습은 예고 없이 이뤄졌다고 레바논 보건부는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가자지구에도 공습을 단행했으며 이로 인해 최소 46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의료진 등이 전했다.
팔레스타인 의료진들은 이스라엘이 앞서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한 무와시 지역의 한 임시 식당을 공습했고 이 공격으로 최소 11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무와시 인근에는 수십만명의 피란민이 머물고 있으며 공격받은 식당은 피란민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 북부의 베이트 하눈에서도 공습으로 알자지라 기자를 비롯한 15명이 숨졌다.
이 밖에도 가자지구 중부와 남부에서 공습으로 20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팔레스타인 의료진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 수 시간 전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 구역을 소폭 확장한다고 밝혔으며 가자지구의 다른 지역에서 피란 온 사람들에게 대피처를 마련하라고 요청했으나, 이번 공습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제노사이드(집단말살·genocide)를 저지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아랍연맹(AL)·이슬람협력기구(OIC) 공동 정상회의에서 “사우디는 이스라엘이 형제와 같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해 저지르는 집단적 제노사이드를 비난하며 절대적으로 거부한다는 뜻을 반복한다”라고 밝혔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등을 만나 전쟁에 대한 우려를 여러 차례 전했고 최근에는 이란 본토를 공습한 이스라엘을 공개 비난한 데 이어 이번에도 이스라엘을 재차 규탄하고 나섰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또 국제사회에 “이스라엘이 이란의 주권을 존중하고 (이란의) 영토를 공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도 촉구했다.
이는 과거 빈살만 왕세자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중동의 히틀러’라고 비난할 정도로 사우디와 이란 간 관계가 나빴던 것과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모습으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