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되는 김상환 대법관 후임 관련 하마평이 쏟아지고 있다. 재청 대상자로 천거를 받고 심사에 동의한 37명 중 세대교체를 고려해 현 고법 판사나 지법 부장판사, 수석재판연구관 출신 중에서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1일 오는 12월 27일 퇴임하는 김 대법관 후임 대법관 후보로 천거된 37명을 공개했다. 현직 법관이 35명, 판사 출신 변호사 등이 2명이다. 교수나 검사 출신은 없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고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5기 고법 판사나 지법 부장판사 중 대법관 임명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25기는 사법개혁 일환으로 이뤄진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제도 폐지의 첫 대상 기수다. 지난 8월 임명된 박영재 대법관과 노경필 대법관이 각각 22기와 23기로, 사법개혁 후 세대교체 카드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정재오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홈페이지] |
25기에서는 정재오 서울고법 판사와 손철우 서울고법 판사가 이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 판사는 광주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그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 등 사법 행정 경험과 더불어 2009년부터 16년 간 고등법원 판사 등으로 재판 업무를 수행하는 등 항소심 재판 경험이 풍부하고 선후배 법관들로부터 신망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나홀로 양육 중 극심한 산후우울증에 영아를 폭행,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서 1심에서 선고된 징역 5년형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하는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손철우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홈페이지] |
손 판사는 전남 여수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2020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실시한 법관평가에서 우수법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양형위원회 상임위원도 역임하면서 형벌 기준 설정 등 사법정책 수립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높다. 지난 7월에는 삼청교육대 피해자와 그 가족 2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총 13억16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로, 국가의 부당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한때 대법관 등용문으로 통했지만,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 이후 맥이 끊겼던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의 대법관 기용 가능성도 높다.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으로는 마용주(23기), 황진구(24기) 부장판사가 천거됐다.
황 부장판사는 2021년부터 서울고등법원 판례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매월 서울고등법원의 중요 판결이나 결정을 속보 형식으로 발간하고 있으며, 법원 내 판례공보 스터디 회장을 맡는 등 법리적 역량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마 부장판사는 재판 외에도 법원행정처 인사심의관 등 사법 행정을 두루 경험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한편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의견수렴 등의 절차를 밟고 제청 인원 3배수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하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 중 1명을 선정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