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에 배치돼 대한민국 방어의 일익을 담당했던 A-10 선더볼트가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난다. 미 공군은 12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핵심 지역에서 4세대 전투기 업그레이드와 4, 5세대 항공기 통합 강화를 위해 A-10을 퇴역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사진. [미 공군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주한미군에 배치돼 대한민국 방어의 일익을 담당했던 A-10 선더볼트가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난다.
미 공군은 12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핵심 지역에서 4세대 전투기 업그레이드와 4, 5세대 항공기 통합 강화를 위해 A-10을 퇴역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아이버슨 주한 미 7공군사령관은 “개선된 4, 5세대 항공기를 태평양 지역에 도입함으로써 우리는 한국 전구에서의 공중전투 역량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오산기지에 배치됐던 A-10 24대는 순차적으로 퇴역하게 될 된다.
A-10은 적에게 발견되지 않고 은밀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스텔스기와 대조적으로 저공에서 적에게 노출을 감수한 채 지상군 지원과 탱크와 장갑차 등 지상목표를 공격하는 공격기와 근접항공지원기로서 임무를 수행했다.
A-10에게 ‘멧돼지’(Warthog)와 함께 ‘탱크킬러’라는 별칭이 따라붙는 까닭이기도 하다.
최전선에서 가장 터프한 임무를 맡는다는 점에서 조종사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긴 하지만 임무 특성상 투박한 조종석 장갑판과 좌우로 뻗은 직선익, 동체 후방 위로 치솟은 쌍발엔진 등 독특한 외형 탓에 탑승 조종사들조차 외형은 ‘추하다’(Ugly)고 평가한다.
전장 16.26m, 전폭 17.53m, 전고 4.47m로 30㎜ 7개 포신의 기관포를 비롯해 대전차 공대지미사일과 일부 공대공미사일 등 장착이 가능하다.
1977년부터 실전배치된 A-10은 B-52 폭격기와 함께 미 공군의 대표적인 장수기종으로 꼽히고 있다.
A-10의 퇴역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미국 내에서는 기체 노령화로 인한 비행시간 대비 긴 정비시간과 부품조달의 어려움, 그리고 스텔스전투기와 무인기 등 새로운 항공기의 등장에 따라 오래 전부터 퇴역 얘기가 불거졌다.
다만 걸프전쟁과 ‘이슬람국가’(IS) 격퇴전 등에서 ‘깜짝 활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면서 퇴역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젊은 시절 전선에서 위기에 몰렸을 때 A-10의 등장과 지원으로 구원받았던 경험을 지닌 인사들이 미 정관계에 적지 않게 포진돼있다는 점도 퇴역을 늦추는 배경이 됐다.
하지만 세월의 무게를 끝내 이기지 못하고 A-10은 이번에 주한미군 등에서 퇴역하게 됐다.
주한미군 A-10의 공백은 기존 배치된 F-16의 항전체계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메운다는 구상이다.
미 공군은 “F-16의 생존 가능성과 무기체계 정확성을 키워 5세대 역량에 준하는 수준”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 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주한미군 감축 우려를 의식한 듯 A-10 퇴역이 계획에 따른 조치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미 공군은 “대북 억제를 강화하고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강화함으로써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안보 공약을 재확인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미 공군은 한국 공군과 긴밀한 협력을 통한 상호 운용성 강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