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잘 될 때 오르는 ‘이 지수’…트럼프 1기 이어 2기 행정부에도 ‘활짝’ 이유는? [투자360]

2016년 도널드 트럼프(왼쪽) 모습과 2024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모습.[게티이미지뱅크, 로이터, 망고보드]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시장 친화적 정책을 들고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이하 러셀지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우상향 곡선을 그렸던 해당 지수가 2기 행정부까지도 승승장구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러셀지수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전장 대비 1.52% 오른 2436.05를 기록하면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러셀지수는 미국 상장사 시가총액 1001위~3000위 중소형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로, 기술주 중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 종목 대비 성장성을 바라보는 가치주 비중이 높다.

미국 내수 기업 지원을 공언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특성상 러셀지수는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지난 2016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한 이후는 물론, 올해 트럼프 재집권이 확정된 이후에도 러셀지수는 바로 반등한 바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러셀지수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한 달간 약 13% 상승하며 랠리를 펼쳤다. 당선 직후 5거래일(2016년 11월 8일~14일)로 비교해 보면 상승 폭은 더 두드러진다. 당선일인 8일 1195.14를 기록, 9일엔 1232.16→10일 1251.61→11일 1282.39→14일 1298.60로 5거래일 간 8.92% 상승했다. 특히 당선 직후인 8일 대비 9일 상승률이 3.10%로 가장 컸다.

러셀지수의 흐름은 올해 트럼프 당선 소식에도 8년 전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당선 직후 5거래일(11월 6~12일) 간 5.79% 상승하면서다. 특히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사실상 확정된 6일엔 전장 대비 5.84%나 올랐다.

러셀지수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미국러셀2000(H)’의 최근 1·3개월 간 수익률은 각각 11.26%, 16.32%에 달한다.

올해 대선 기간 러셀지수의 흐름을 봤을 때도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주란 점이 분명해진다. 트럼프 당선인이 승기를 잡을 때마다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나 6월 말 대선 1차 토론회에서 트럼프 당선인 쪽으로 대세가 기울자 러셀지수는 2주간 4.91%올랐다. 이어 지난 7월 13일 트럼프 총격 사건 이후에도 러셀지수는 2만2000선에 올라서는 등 이후 한 달 간 랠리를 지속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법인세 감세 및 규제 완화 등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러셀지수에 대한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본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세와 규제 완화 등 친기업 기조를 바탕으로 한 트럼프 정책 덕분에 그동안 고(高)금리, 원자재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소외됐던 중소형주가 비즈니스 환경 개선 효과로 상승세를 누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중소형주는 트럼프 당선에 따른 법인세율 인하 기대감에 대형주 대비 상대 수익률이 높았던 바 있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2025년 중소형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도 긍정적”이라며 “러셀 지수의 순이익 증가율은 2025년 2분기부터 3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금리, 고물가 부담으로 3%대를 유지하던 러셀지수 마진율도 2025년 5%대를 상회해 전년 대비 높은 순이익 증가율 견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당선에 따른 호재가 단기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당선인과 시장의 허니문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의 이유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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