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장악’ 美의회, 트럼프 정책 무조건 수행할까?[세모금]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새 상원 원내대표로 선출된 존 튠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 공화당이 연방의회 선거에서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도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전례가 드문 막강한 권력 기반을 얻게 됐다.

다만 상원 원내대표로 트럼프 측근이 아닌 4선 존 튠 의원이 선출됐고, 민주당이 필리버스터(안건 투표 반대를 위한 의사진행방해) 제도를 활용할 수 있어 트럼프의 정책에 제동을 걸 여지는 남은 상황이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재입성해도 무한 권한을 행사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내년 초 회기를 시작하는 제119대 의회 하원 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은 전체 435명 중 과반인 218명을 확보해 다수당 지위를 확정했다. 공화당은 앞서 상원 의원 선거에서도 100명 의원 가운데 52명 이상을 확보해 트럼프에 유리한 ‘통합정부’를 구성하게 됐다.

하지만 공화당 내에서도 어느 정도 독자 노선을 얻겠다는 의지가 드러났고, 민주당과 소수 온건파 공화당 의원을 넘어서야 해 의회 운영은 트럼프 당선인의 일방적 영향으로부터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새 상원 원내대표로 선출된 존 튠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AFP]

이날 공화당은 존 튠(사우스다코타) 상원의원을 차기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튠 의원은 상원의 대표적인 친트럼프 인사인 릿 스콧 상원의원을 가뿐히 제치고 원내대표 자리를 차지했다.

NYT는 튠 의원 선출에 대해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어느 정도 독립성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면서 “하지만 공화당이 트럼프에 대해 공개적으로 저항할지는 불명하다”고 전했다.

실제 튠 의원은 과거에 트럼프 당선인을 절대적으로 지지하진 않았다. 2020년 트럼프가 대선에 불복하자 그의 행보를 비판했고, 트럼프가 아닌 다른 의원을 대선 후보로 지지하기도 했다.

수락 연설에서 튠 의원은 “대통령직에 대한 견제로서 상원의 헌법적 책임을 수행할 것”이라며 “상원의 필리버스터 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공화당이 법안을 타협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이 특정 법안을 차단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NYT는 전했다. 미 상원에서는 소수당이 주제와 시간 제약 없이 합법적으로 방해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 제도가 자주 사용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상원의) 공화당 팀은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의 국정 의제를 중심으로 단합돼 있다”고 덧붙였다.

극단적인 법안이 상원에서 막힐 가능성도 있다. FT는 “감세 등을 비롯한 예산 및 세제안은 양원 과반의 지지를 얻으면 되지만 다른 대부분의 법안은 상원 필리버스터를 깨야 입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경 장벽 건설,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건강보험개혁법(ACA·Affordable Care Act·일명 오바마케어) 대폭 개정 등이 상원 민주당의 제지를 당할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다만 공화당의 상·하원 장악으로 트럼프 당선인이 막강한 뒷배를 가지게 된 것은 사실이라고 FT는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가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등장한 초임 의원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경향도 있다. 더그 하이 전 공화당 최고위 보좌관은 “지난 2~6년 동안 선출된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에 훨씬 더 호의적”이라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