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기준’ 서울시민 수돗물 음용률 80%…서울시 “음용률 기준 재정립 필요”

외국 기준을 적용하면 서울 시민의 수돗물 음용률이 70~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외국 기준을 적용하면 서울 시민의 수돗물 음용률이 70~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서울 시민의 수돗물 음용률이 49.6%로 조사됐지만, 현행 수돗물 음용률에 대한 국제적 기준이 없어 낮게 나온 것이라며 미국이나 프랑스의 기준으로 측정하면 각각 72.4%, 80.2%에 달한다고 14일 밝혔다.

시는 국내 수돗물 음용률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8월 13~19일 만 18세 이상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먹는 물 소비패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돗물 음용률은 49.6%였다.

3년 전인 2021년 조사에서는 36.5%로 나왔지만, 이번에 크게 오른 이유는 뭘까.

3년 전 조사는 환경부의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였고, 이번 조사는 시의 ‘서울시민 먹는 물 소비패턴 조사’라는 점이 달랐다.

환경부 조사는 가구 내 가구주 또는 배우자를 대상으로 방문면접 조사를 실시했다. 시는 이번에 개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다.

시가 이번 조사를 실시한 이유는 수돗물 음용률 기준을 만들기 위해서다. 현재 수돗물 음용률에 대한 국제적 기준은 없으며, 나라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고 시는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도법에 따라 환경부가 주관해 3년마다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수돗물 음용률을 ‘집에서 수돗물을 그대로 먹거나 끓여서 먹는 비율’로 정한다.

이는 미국이나 프랑스의 기준과 매우 다르다.

미국은 ‘일상 생활에서 수돗물을 음용한 경험과 빈도’를 조사해 수돗물 먹는 비율을 산정한다.

프랑스 파리는 집에서 마시는 모든 물의 종류를 조사한다. 정수기 사용은 수돗물 음용에 포함시킨다.

미국이나 프랑스 파리의 기준을 국내에 적용할 경우 수돗물 음용률이 확 높아진다는 것이 시의 견해다.

서울 시민들은 수돗물을 식수뿐 아니라 음식을 조리하거나 차를 마실 때도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차를 마실 때 59.7%, 음식을 조리할 때 63.2%가 수돗물을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집이 아닌 곳에서 수돗물을 마신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51.6%로 나타났다.

수돗물을 마신 장소로는 공원, 운동장, 운동시설 등이나 길거리, 둘레길, 산책로 등 주로 야외 음수대에서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 10명 중 7명은 수돗물의 품질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만족’은 77%, ‘수돗물 수질 만족’은 78.2%, ‘음용하거나 음식 조리할 때 만족’은 87%, ‘음용 외 생활용수로 만족’은 94%에 달했다.

시는 지난 9월 30일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수돗물 먹는 비율 기준 정립을 위한 시민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시는 첫째 환경부 기준 보완, 둘째 수돗물을 마시는 것에서 먹는 것까지 범위 확대, 셋째 미국이나 프랑스 기준 활용 등 수돗물 음용률 기준 개선안 4가지를 제시했다.

한영희 서울아리수본부장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수돗물 먹는 비율’이 기준에 따라 조사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다른 나라의 기준을 적용하면 서울 시민의 수돗물 먹는 비율이 크게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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