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들, 트럼프 고율관세 피해 방글라로 이전 고려”

지난 10월 중국 동부 저장성 항저우에 위치한 한 의류공장에서 직원이 원단을 만들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중국 기업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집권 시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할 가능성에 대비해 방글라데시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투자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글라데시 일간 데일리스타는 14일(현지시간) 자국 재계 관계자 등의 말을 빌려 중국 기업인들이 주로 가죽 제품, 의류 등의 공장을 방글라데시로 옮기거나 신규 또는 합작 투자하는 문제에 관해 수개월 전부터 방글라데시 측에 문의해왔다고 보도했다.

관련 문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유세 기간에 자신이 당선되면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최고 60%로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은 데 따른 것으로 재계 관계자들은 풀이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1월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당시 약 3%에서 25%로 끌어올렸다.

이 때문에 의류제품의 경우 방글라데시와 베트남, 캄보디아산의 대미 수출이 늘어났다.

반면 중국은 의류제품의 대미수출이 줄어 세계시장 점유율이 5년 전 36% 이상에서 현재 31%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이런 가운데 방글라데시는 의류제품 세계시장 점유율이 이 기간에 5%에서 약 8%로 증가해 현재 점유율에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 제품 관세를 실제로 대폭 올리면 중국 제품의 대미 수출은 집권 1기 때보다 훨씬 더 줄어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인들이 방글라데시에서 제품을 생산해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를 물고 미국에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현재 방글라데시 수출품에는 평균 15.62%의 미국 관세가 부과되지만, 이는 중국 수출품에 대한 미국 관세율 25%에 비하면 여전히 낮다.

또 중국 기업인들이 방글라데시에서 제품을 생산해 본국으로 수출하면 관세를 물지 않아도 되는 이점도 있다.

다만 방글라데시중국상공회의소(BCCI)의 모함마드 코르세드 알람 회장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중국인의 방글라데시 투자가 얼마나 늘 지에 대한 윤곽은 5∼6개월 후에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 대한 중국인 투자 규모는 2017∼2018 회계연도(2017년 7월∼2018년 6월)에 10억3천만달러(약 1조4000억원)였다가 2018∼2019 회계연도에는 6억2600만달러(약 8천800억원)로 줄어들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극성기인 2019∼2020년 회계연도에는 9100만달러(약 1280억원)로 쪼그라들었다가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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