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과류 껍질, 함부로 버리지 마세요” 놀라운 반전…‘바이오연료’로 재탄생

캐슈넛 껍질로 생산된 바이오중유(오른쪽)와 바이오차(왼쪽).[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대기청정연구실 최영찬 박사 연구팀이 견과류 제품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캐슈넛 껍질을 친환경 바이오연료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바이오연료는 식물, 동물의 유기물인 바이오매스를 통해 생산되는 연료다. 화석연료에 비해 연소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바이오매스로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단일 종류의 바이오매스가 부족한 국내 실정 탓에, 여러 바이오매스를 수집하는 비용을 고려하면 화석연료에 비해 경제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해외에서 손쉽게 수급할 수 있는 재료 중 고열량 오일 성분을 약 40% 포함하고 있는 캐슈넛 껍질에 주목했다.

캐슈넛 껍질로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공정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상용화돼 있지만 원재료 대비 생산 수율이 20%에 불과하다. 특히 바이오중유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황산, 알코올류 등 촉매를 활용한 화학 공정이 추가돼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연구진은 기존 기계적 압착 공정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중온 열분해 방식을 통해 고품질의 바이오중유를 생산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공정에 비해 바이오중유 생산 시간을 3분의 1로 줄이고 생산 수율을 2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기존 기계적 압착 공정은 원료를 압착하고 고체와 액체로 분리한 후 열처리와 화학 반응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개발된 기술은 복잡한 공정 없이 원료 투입 이후 열분해 공정 하나만 진행해도 바이오중유를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진행하는 기존 공정과 달리 바이오중유 생산까지의 전 공정을 자동화할 수 있어 시스템 운전에 들이는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또 공정 과정 중 응축되지 못한 열분해 가스를 공정에 필요한 열원으로 다시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일일 1톤 규모의 열분해 설비 운전을 통해 바이오중유 생산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기존 압착 공정 대비 2배 이상 향상된 40%의 바이오중유 생산 수율을 기록했다. 또 생산된 바이오중유의 황 함량은 90ppm으로,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 기준을 충족해 선박 연료로의 활용 가능성도 입증했다.

최영찬 박사는 “개발한 친환경 바이오연료 생산 공정은 바이오중유와 바이오차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제조 공정이 간단해 동남아 현지에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2025년부터 실증 규모 설비 연구를 진행하고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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