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포스트]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띠동갑 아내와의 액면가를 줄여보고자 흰 수염을 염색한 미국의 50대 남성이 극심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목숨을 잃을 뻔 했던 사연이 전해졌다.

14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햄프셔주 내슈아에 사는 스콧 테오도르(50)는 12살 어린 아내를 위해 생애 처음으로 흰 수염을 검은색으로 염색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이 되자 얼굴이 퉁퉁 붓고, 베개는 고름이 가득 묻어 누렇게 변해 있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났는데 머리가 너무 부어서 뽀빠이처럼 보였다”며 “어지럽고, 무기력하고, 주변 환경을 제대로 인식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곧바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의사는 수염에 묻은 염색약이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0일간의 휴가를 내고, 항생제 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다.

스콧은 “염색약 상자에 적힌 대로 귀 뒤에 패치 테스트를 했다”며 “사람들이 염색약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염색약 알레르기는 염색 이후 두피나 피부가 오돌토돌해지고 진물이 나는 부작용이다. 증상이 심할 경우 얼굴이나 두피, 목을 넘어 전신까지 퍼지기도 한다.

특히 검은색을 내기 위해 쓰이는 파라페닐렌다이아민(PPD)라는 성분은 항원성(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정도)이 강해 부작용이 빈번하다. 피부 발진과 부종, 가려움증, 탈모, 피부염 등 증상이 나타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PPD를 염색약에 최대 2%까지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가급적 PPD 성분이 없거나 저농도로 든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염색 시 약에 맨손이 닿지 않도록 위생장갑을 반드시 착용하고, 눈가 주변 피부에 바세린을 발라 피부 착색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염색약 알레르기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피부 테스트는 필수다. 단, 염색 직전 보다는 48시간 전에 하는 것이 알레르기 반응을 확인하기에 유리하다. 팔 안쪽이나 귀 뒤쪽에 염색약을 동전 크기만큼 바르고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때 두드러기나 발진이 올라오는 게 보인다면, 해당 약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